​반려동물·전동휠 시장 급성장, 보험사는 외면

2015-12-07 15:35

나인봇, 전동휠 등 스마트모빌리티 사용인구가 늘고있지만 이에 대한 보험상품 부재가 이슈화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A(32)씨는 반려동물 보험 가입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반료동물 보험 가입을 알아보던 중 삼성화재로부터 고양이는 가입이 대상이 아니라며 거절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소문 끝에 롯데손해보험을 통해 반려묘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

# 최근 해외직구를 통해 샤오미 나인봇(전동휠)을 구매한 B(30)씨는 보험 가입을 알아보다가 포기했다. 그는 이미 자전거 보험에도 가입했기 때문에 늘어나는 스마트모빌리티 인구에 맞춰 당연히 관련 보험 상품이 출시됐을 줄 알았다. 그러나 보험사는 관련 법규가 없어 판매하지 않는다는 설명에 그는 말문이 막혔다.

7일 보험·유통업계에 따르면 늘어나는 반려동물·스마트모빌리티 시장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손해율 급증 우려와 법령 부재 등을 이유로 관련 상품을 축소하거나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약 360만 가구로 관련 시장의 규모는 현재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롯데손해보험 두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삼성화재는 가입대상을 개(犬)에 한정해 애묘인들로부터 반쪽짜리 상품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려동물상품이 처음부터 보험사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과거 현대해상, KB(구 LIG)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커져가는 반려동물 시장과 달리 보험 체계가 제대로 완비되지 않아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져 가면서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최근에는 메리츠화재가 반려동물 보험시장에서 철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높은 손해율을 감수하면서 상품을 유지하는 보험사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애견·애묘인들의 눈길은 곱지만은 않다. 일부 보험사가 대표 홈페이지 상품소개란에 애견보험을 미노출시키고, 일부 대리점에만 판매 및 안내를 위임하는 등 상품 활성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반 보험에 비해서 애견보험은 판매량이 적다보니 삼성화재에 속한 대리점을 통해서만 판매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인봇, 전동휠 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모빌리티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스마트 모빌리티 상품군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의 약 7배(598%) 가까이 높아지며 사용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스마트모빌리티 사용인구의 보험 수요를 외면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관련 법규가 없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2012년부터 50cc 이하의 이륜자동차는 자동차의무보험에 가입해야하지만 나인봇 등은 관련 법령이 없어 보험 상품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규가 없어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있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법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현재 연구 중으로 조만간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