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집회 민노총이 사전기획'…소요죄 적용도 검토

2015-12-07 09:43
"밧줄·사다리·복면 등 사전준비…증거인멸 증거도 확보"
수사대상자 1천531명…민노총 성명 "여론몰이 참을 수 없는 지경"

[사진=SBS 화면 캡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경찰은 민주노총이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폭력시위로 계획하고 주도한 정황을 확인, 민노총 등 대회 주최 단체 대표에게 소요죄 적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압수수색 문건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민노총이 폭력 집회를 준비한 사실을 포착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경찰은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작년 12월 위원장 당선 이후 '청와대 진격', '서울시내 난장', '서울 도심 마비'를 주장하며 불법폭력시위를 준비했고 지난달 14일 대회 주최 단체에 참가자와 자금을 각각 할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 위원장과 민노총 집행부가 일부 단체에 쇠파이프와 밧줄을 준비해 경찰 차벽을 뚫고 청와대 진격을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일부 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집행부가 집회 참석을 강요하고 복면을 착용한 뒤 쇠파이프로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을 사전에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조집행부는 해당 지시에 따르지 않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1일부터 3차례 민노총 본부와 산하단체 13곳 사무실 등 17곳을 압수수색해 불법시위 계획 문건과 불법시위용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건 등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력시위용품을 현장에 반입한 차량 7대의 운전자 등을 통해 경찰 차벽을 파손하는 데 사용한 밧줄과 철제사다리 등은 시위 이틀 전 구입했고 시위 당일 오전 민노총 산하 8개 단체에 지급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1만2000여개의 복면을 민노총 자금으로 구입했고, 민노총이 시위 당일 개별 지참하도록 했다는 진술과 문서도 확보했다.

경찰은 민노총 집행부가 지난달 17일 압수수색에 대비한 문서 폐기계획을 세우고 외부전문업체를 통해 서류를 폐기하던 중 기계가 고장, 경기도 남양주 소재 업체 공장으로 장소를 옮겨 다시 폐기하는 등 불법행위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다.

또 민노총은 본부 사무실 내 컴퓨터 75대 중 58대의 하드디스크를 제거한 데 이어 산하 노조에도 문서나 메신저로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민노총 경기본부 컴퓨터 10대 중 7대, 플랜트노조 충남지부 컴퓨터 15대 중 11대 등의 하드디스크가 제거되거나 초기화됐다.

경찰은 민노총 집행부 1명을 구속하고 4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총 27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불법폭력시위 관련 수사대상자는 모두 1531명이다.

신원이 확인된 585명은 구속 8명, 구속영장 신청 1명, 체포영장 발부 6명, 불구속 수사 124명, 훈방 1명, 출석요구 445명 등 형사처벌 절차를 밟고 있다. 946명은 신원은 확인하고 있다.

1차 대회를 주최한 46개 단체 대표 전원에게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지만, 대부분 출석에 불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행위가 확인되거나 소속 단체의 폭력 행위가 다수 발견된 단체의 대표는 우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겠다는 방침이다.

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여론몰이가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라며 "쇠파이프를 조직적으로 준비한 적도 없고 조합원을 협박했다는 주장도 황당하고 모욕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