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버다니노 총기난사 테러 가능성도

2015-12-03 15:54
총격전 사망 2명 용의자 신원 밝혀져

미국 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보도한 CNN 화면. [사진=CNN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미국 LA 동부 샌버나디노 시에서 2일(이하 현지시간) 14명이 사망하는 올해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범행이 테러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LA에서 동부로 95㎞ 떨어진 샌버나디노 시의 장애인 재활 시설 '인랜드 리저널 센터'다. 이날 오전11시께 3명의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제러드 버건 샌버나디노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 3명은 범행 후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를 타고 도주했으며, 경찰은 이들을 추적해 총격전을 벌인 끝에 2명을 사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망한 범인 2명은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다. 남성의 이름은 사이드 파룩, 여성은 타쉬핀 멜릭으로 밝혀졌다고 CNN은 보도 했다. 경찰은 이 둘이 연인이거나 부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나머지 1명의 행방을 뒤쫓는 가운데 총격전 현장 인근에서 용의자 1명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룩은 샌버나디노 카운티 보건국의 환경보건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권자인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멜릭의 국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버건 경찰 국장은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장비나 복장을 봤을 때 이들은 범행을 미리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다. 

연방수사국(FBI)도 테러와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는데다 총격범들이 거처했던 아파트를 급습해 정밀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여러 명이 연루돼있고 여성이 포함돼 있으며, 잘 확보된 도피로 등을 미뤄봤을 때 자발적으로 테러를 벌이는 '외로운 늑대'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들 총격범은 SUV 차량을 타고 도주하다가 경찰이 추격해오자 천에 금속 파이프를 넣은 '위장 폭탄'을 던지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숫자로만 보면 2012년 12월 코네티컷 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해 26명이 사망한 총격사건 이후 최대 규모로, 올들어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