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에서 시리아 공습안 승인하자 바로 공습 시작

2015-12-03 08:24
지상군 파견 없어…노동당 일부도 찬성

2일 (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시리아 공습과 관련된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BBC 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영국 의회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척결을 위해 시리아 공습안을 승인한 지 몇 시간만에 영국 공군이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영국 공군 전폭기 토네이도 4대는 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시리아 내 IS에 대한 첫 공습을 단행했다고 영국 국방부 관계자가 BBC방송 등을 통해 밝혔다. 이들 전폭기는 의회 승인 직후 키프로스 아크로티리에 있는 영국 공군기지에서 발진했으며 이중 2대는 시리아에서 첫 번째 작전을 수행하고 출격 3시간여 만에 기지로 귀환했다고 이 관계자가 말했다. 공습 목표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영국 하원은 찬성 397표 반대 223표로 IS 공격을 휘한 영국군의 공습 범위를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넓히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영국 정부가 제출한 안에 따르면 공습 대상은 시리아 내 IS로 한정되고 지상군 파견은 없이 공습만 이뤄진다. 

시리아 공습에 관한 투표를 위해 영국 하원은 150여명의 의원들이 발언하면서 10시간 반이나 이어지는 열띤 토론을 벌였다. 코빈 노동당 당수는 이날 토론에서 “무모하고 어설픈 군사 개입”이라며 공습에 반대했다. 그러나 앞서 코빈은 공습을 지지하는 예비내각 다수의 집단 사퇴 압력에 밀려 개인 양심에 따른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66명의 노동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당론으로 공습확대를 반대했으며, 보수당에서는 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캐머런 총리는 2013년 9월 시리아 정부군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파리 테러로 반 IS 정서가 고조와 함께 캐머런 총리는 적극적으로 시리아 공습안을 밀어붙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표결에 앞서 진행된 의회 토론에서 "합법적이고, 영국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옳은 일"이라며 공습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영국 의회의 공습 확대 결정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ISIL(IS의 다른 이름) 격퇴작전 시작부터 영국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동맹 중 하나였다"며 "영국과의 특수한 관계는 세계 평화와 번영, 안보를 향한 가치 공유와 상호 공헌에 기반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서방을 중심으로 한 반 IS 국제연합군을 주도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군이 시리아 상공에서 연합군과 함께 비행하고 연합군의 항공임무에 함께하기를 바란다"며 공조를 희망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일 내각회의에서 프랑스 주도의 시리아 내 IS 격퇴전에 최대 1200명까지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지원안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