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인사·조직개편 앞두고 '술렁'

2015-12-02 16:22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 마무리 후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앞두고 내부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통보된 임원 퇴임 명단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임원 인사에 서늘한 칼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3일 혹은 4일에 임원 인사를 진행하고, 다음 주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전날 실시한 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선 인사 폭은 크지 않았지만, 점진적 세대교체가 이뤄져 향후 있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세트부문 주력 사업부의 수장 교체였다.

무선사업부장 직을 겸직하고 있던 신종균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직을 겸직했던 윤부근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은 각각 무선사업부장 직과 생활가전사업부장 직을 내려놨다.

신 사장이 물러난 무선사업부장 자리는 엔지니어 출신 고동진 사장이 새로 채웠다.

고 사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향후 무선사업 조직에 대한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직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 사장의 언급과 다르게 무선사업부 분위기는 술렁이고 있다. 사장단 인사가 있었던 전날 무선사업부 직원들 사이에 40여명의 퇴임 예정 임원들의 명단이 돌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삼성전자 3분기 누적 IM 부문 영업이익은 7조9087억원으로 작년 3분기 누적 12조6018억원에 비해 37%나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직면한 상황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과거와 같은 도약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과거 스마트폰 사업 전성기 때 맞춰져 있는 무선사업부 조직이 이번 그룹 조직개편의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삼성이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인사 원칙을 고수하는 만큼, 스마트폰 사업조직의 임원 인사가 '필벌론'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역시 윤부근 사장이 뒤로 물러나며 조직 변화가 예고됐다. 무선사업부 수장이 새 인사로 채워진 것과 다르게 생활가전사업부 수장 자리는 아직 공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이번 사장단 인사 명단에서 빠진 만큼, 사장급 아래 임원이 그 자리를 채우거나 조직개편을 통해 생활가전사업부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이외에도 전동수 삼성SDS 사장이 CE부문 의료기기 사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삼성전자내에서 비주력 사업으로 취급받던 의료기기사업부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진 전 사장은 분야를 막론하고 강력한 사업 추진력과 결단력으로 손을 댔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전 사장은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의료기기 쪽은 아직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