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열 크레인 1기뿐인 광양항…지난해 7만4000TEU 물량 유출

2015-12-02 13:12

광양항[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광양항이 지난해 1만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위한 적정 하역장비인 24열 크레인 부족으로 7만4000TEU의 물동량이 유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광양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전남대산학협력단에 의뢰한 '광양항 물동량 창출 위한 정부지원방안 연구 용역' 결과 지난해 기준 24열 컨테이너 크레인 부족으로 7만4000TEU의 물량이 유출됐고, 63억원의 직접적인 부가가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면 연간 602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열 크레인을 3기 설치했을 경우 2018년도에는 8만6000TEU의 물동량이 창출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양항에는 24열 컨테이너 크레인이 단 1기 설치돼 있다. 24열 크레인은 화물 8단, 높이 43m, 길이 68m 규모의 대형을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선박 대형화 추세에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량 유치와 처리를 위해서는 하역장비 대형화는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그러나 현재 광양항에는 화물 7단, 높이 40m, 길이 63m 규모를 처리할 수 있는 22열 크레인이 16기, 그 보다 적은 16열 크레인이 14기 설치, 운용 중이다. 

1만8000TEU 선박을 하역할 수 있는 크레인 부족으로 대형 컨테이너선박 유치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1만8000TEU급 이상 선박의 광양항 입항 추이를 보더라도 지난 2013년도 7척에서 지난해 41척, 올해 50척으로 급증했다. 내년의 경우 59척이 입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컨테이너 선박의 초대형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컨테이너 1만8000여개를 싣는 초대형선은 현재 35척이 아시아-유럽 항로에 투입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458척 가운데 1만8000TEU급 이상은 62척으로 13.6%를 차지했다. 이들 선박은 2017년 3월부터 본격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초대형선들을 유치하려면 우선 광양항의 대형 크레인 설치 등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24열 컨테이너 크레인 보유 여부에 따른 항만생산성을 기항지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보는 선사가 기항을 회피하게 되면 광양항은 앞으로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의원이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현재 1기뿐인 24열 크레인이 최소 4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춰 24열 크레인 도입은 시급하다"며 "현재 24열 크레인 1기를 추가 설치할 수 있는 120억원을 정부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