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괴물의 아이’ 성장은 계속된다

2015-11-19 15:07

[사진=CGV아트하우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너무도 다른, 그래서 너무도 닮은 두 사람. 틈만 나면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괴물의 아이’(감독 호소다 마모루·수입 얼리버드픽쳐스·배급 CGV아트하우스 리틀빅픽처스)의 이야기다.

일본 도쿄 시부야.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 생각하는 ‘외톨이’ 소년 렌은 우연한 계기로 인간 세계로 나온 괴물 쿠마테츠와 만나게 된다. 괴팍한 성격으로 마땅한 제자 하나 없던 그는 렌을 제자로 삼고, 두 사람은 괴물의 세계로 떠난다.

고분고분하지 않은 제자 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쿠마테츠는 이전과는 달리 큐타에게 스승으로서의 뿌듯함을 느끼고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 같은 단단한 마음을 공유한다. 진정한 가족의 정을 알게 된 쿠마테츠와 큐타. 하지만 큐타는 인간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쿠마테츠는 이에 섭섭함을 느낀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늑대아이’에 이어 오리지널 스토리를 구축해냈다. ‘늑대아이’가 부모가 되는 과정, 그리고 자녀를 키우는 육아라는 두 가지 테마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괴물의 아이’는 전혀 다른 존재가 만나 서로의 성장에 일조하고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너무도 다른 존재가 서로를 인정하고 닮아가는 과정을 강조하기 위해 호소다 마모루는 괴물과 인간이라는 종족을 작품에 끌어들였고 다른 존재, 세계가 하나로 융화되는 과정을 따듯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영화는 판타지적 요소들을 군데군데 배치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나 현실적인 현대사회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이 판타지와 현실을 부드럽게 풀어내면서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청춘과 성장, 가족애와 우정을 그려냈다.

전작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워즈’, ‘늑대아이’에 비해 관람 연령층이 낮아진 것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늑대아이’는 아이에 대한 소망을, ‘괴물의 아이’는 아이들 키우면서 느낀 점들을 담았다”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말처럼 ‘괴물의 아이’는 전작 보다 더욱 아이와 부모의 변화와 성장을 중점적으로 담아냈다.

호소다 마모루는 늘 인물들의 성장에 대해 집중해왔다. 우연한 기회로 타임리프의 기회를 얻은 소녀(‘시간을 달리는 소녀’), 세상을 구하게 된 천재 수학 소년(‘썸머워즈’) 등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전과 다른 삶을 경험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그는 ‘늑대아이’를 기점으로 타인에 의해, 그리고 서로를 위해 성장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즉 ‘괴물의 아이는’ 새로운 ‘성장 방식’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전혀 다른 존재가 하나가 되는 과정, 그들이 가족이 되는 모습은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것”이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활약할 것 같다. 2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