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에브도, 파리 테러 이후 첫 표지는 '구멍 뚫린 남자'

2015-11-18 10:59
텔레라마 등 다른 잡지들도 표지로 파리 테러 추모

[사진=샤를리 에브도 ]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파리 테러 이후 처음으로 발행된 프랑스 시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표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샤를리 에브도 표지에는 왼손에 와인잔을, 오른손에는 샴페인병을 들고 있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온몸에 나 있는 총탄의 흔적 6곳에서 술이 흘러 넘치는데도 남자는 계속 술을 마시고 있다.

빨간색 표지 위에는 “그들은 무기를 갖고 있다. 우리에겐 샴페인이 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전 세계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이슬람 국가(IS)가 테러로 위협해도 샴페인으로 상징되는 프랑스인의 일상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샤를리 에브도는 10개월 전인 지난 1월 IS 지도자를 풍자하는 삽화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총격을 받아 20여 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사진=레 쟁록큅티블]


또 다른 주간지들 표지에도 파리 테러 관련 메시지가 등장했다. 문화 전문지인 레 쟁록큅티블(Les Inrockuptibles)의 표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표정을 지으며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하면서 운집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무미건조한 흰색 표지에 표제와 같은 주황색으로 표시된 헤드라인은 “테러 앞에서도 파리는 우리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 잡지에서 일하는 록·메탈 음악 전문 기자인 기욤 데셰르프는 파리 테러 당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던 바타클랑 공연장에서 사망했다.
 

[사진=텔레라마]

[사진=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


문화·엔터테인먼트 매거진 텔레라마(Télérama)와 시사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Le Nouvel Observateur)도 슬픔에 잠겨 있는 남녀 사진을 각각 표지에 실었다. 텔레라마는 "삶은 우리의 것"이라는 간단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주요 표제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