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12월 ECB·연준 통화 정책에 촉각
2015-11-16 16:14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중국발 경기 둔화 영향으로 주춤했던 세계 경제가 파리 연쇄 폭탄 테러라는 악재를 만나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등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만큼 이번 테러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4분기 프랑스 경제 타격...”ECB, 추가 완화 가능성 높아”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간) 프랑스가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관광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테러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파리 내 레스토랑과 상점 대부분은 테러가 일어난 직후 일요일까지 문을 닫았다. 더구나 쇼핑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시점이어서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알렉산더 바라데즈 IG 프랑스 애널리스트는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소비와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1월 시사 잡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보다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정례회의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각적인 추가 완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ECB는 매달 600억 유로를 들여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국채 매입규모나 범위를 확대하거나 ECB 시중은행 예치금 금리(-0.2%)를 더 낮출 수도 있다.
◇ 미국 금리 인상 시기 또 미뤄질까...유가 상승 가능성도
금융계에서는 이번 테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스 뉴스 등 외신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이 유력했지만 파리 테러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인상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외신이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92%)이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앞서 2001년 9.11테러 당시에도 미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하자 저금리 정책을 폈다. 주식시장 재개장 이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10월 2일 0.5%포인트 추가 인하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같은 연쇄 금리 인하조치로 2001년초 6.5%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2.5%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부터 제로 금리대를 유지해온 연준이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한번에 급진적으로 올리기보다는 3~4차례에 걸쳐 완만하게 인상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 꼽히면서 중동을 둘러싼 불안정성도 심화돼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9·11일 테러 당시에도 유가는 처음 하락세를 보였지만 2001년 11월 반전된 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이후 12개월 동안 5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