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체포에 전치 10주…"국가가 배상해야"
2015-11-17 10:24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체포하려는 경찰에게 과도하게 제압당하다 다쳤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한숙희 부장판사)는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국가는 이씨에게 치료비 등 손해액인 813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이씨는 2011년 7월 경기도의 한 노래주점에서 술값을 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아가씨들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는 주점을 왜 단속하지 않느냐"며 욕설했다.
이에 이씨는 사기 및 모욕 현행범으로 체포돼 관할 지구대에 연행됐다.
이씨는 지구대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경찰을 밀쳤고 이 과정에서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힘으로 제압하면서 이씨는 전치 10주의 팔뼈 골절상을 입었다.
이씨는 입원 치료 후 모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항소심은 이씨이 모욕죄를 인정하면서도 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정을 내렸다.
이씨는 이를 토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소송을 했다.
1심은 "경찰관들이 원고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행위가 그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해 신체를 다치지 않게 할 주의 의무를 어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초 사건 경위를 말해달라는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며 모욕했고 멱살을 잡아 밀치는 등 폭행하며 완강히 저항하다 상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의 과실을 참작해 피고의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1심 판단이 옳다며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