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전거 왕국' 은 옛말, 대기질 악화에 급감
2015-11-12 18:09
안전사고, 외지인 유입 급증도 자전거 아닌 자동차 수요 늘려
자동차 증가로 대기오염 한층 심화, 당국 "자전거 늘리겠다"
자동차 증가로 대기오염 한층 심화, 당국 "자전거 늘리겠다"
1949년 중국 공산당 혁명 후 자전거는 중국인의 필수품이었다. 20년 전만 해도 베이징 거리는 자전거 벨소리와 북적이는 자전거 수리점으로 가득했다. 1994년 중국 교통당국이 미국에 자전거가 아닌 개인차량 소유를 늘릴 방법을 물었을 정도다. 중국의 '3대 잇템' 도 자전거와 재봉틀, 시계였다. 하지만 최근 자전거 이용률이 급감하면서 모두 옛말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이징대학교 연구팀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중국 대기질이 악화되고 안전사고 우려 등에 자전거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또 자전거 사용률 감소가 자동차 사용량 증가로 이어져 중국 대기오염을 더욱 악화시키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자전거가 외면받게 된 이유로 안전사고 우려도 언급됐다. 차도와의 구분이 애매한 도로,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운전자 등이 많아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베이징(北京)에서 자전거로 통근 중인 쑨젠씨는 "갑자기 차문이 열려 충돌하는 일도 많다"며 "차주는 자전거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도 아무렇지 않아 한다"고 불평했다. 그는 차를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출근길이 곡예길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자전거 이용자 감소에 따라 도로 나서는 차량이 늘고 대기오염도 날로 심각해지면서 중국 당국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동차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그린 출퇴근'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20년까지 자전거 통근자를 18%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자전거 도로를 명확히 구분하고 차도와 비차량도로 사이에 바리게이트를 놓는 등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베이징 도시계획디자인부 연구팀의 리웨이는 "베이징시가 수용할 수 있는 차량은 차량 보유량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된다"면서 차량운행을 줄이고 주차난 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위법 행위 단속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차가 막힌다고 차도를 벗어나 제멋대로 주행하는 진풍경은 중국에만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