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잉투자에 구조조정 불가피…한국경제에 타격
2015-11-09 15:59
KDI "중국 경제성장률 1.0%p 하락 시 한국 경제 0.2~0.6%p 둔화"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중국 경제가 과잉 투자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이는 한국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에서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최대 0.6%포인트 떨어질 수 있으며 중국 내 취약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우리의 주력산업은 더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중국경제 불안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는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정책의 부작용으로 누적된 과잉투자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기가 급락할 우려가 있다"라며 "이는 상당 기간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재정확대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세계 경제 위기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후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등 과잉투자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중국 경제가 과잉투자를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1.0%포인트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대중 수출이 둔화하고 직접 투자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직접적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중국 성장률 둔화가 아시아 신흥국과 자원수출국, 선진국 전반의 회복세를 약화시키는 간접 경로로 확산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추가로 0.2∼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즉 중국 경제가 1.0%포인트 하락한다면 세계 경제가 0.2~0.5%가 떨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한국의 국내총생산은(GDP)은 0.62%, 민간소비는 0.18%, 총투자는 0.35%가량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별로는 투자와 밀접한 항공과 전기 및 전자기기, 기계, 화학 산업 등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0%포인트, 중국 외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항공산업의 부가가치는 1.38% 하락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전기 및 전자기기(-1.13%), 화학(-1.09%), 기계(-0.83%)의 산업생산도 크게 둔화할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중국 내 취약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주력 산업이 받는 파급 효과는 더 심각할 것이라는데 있다.
중국에서 석유·석탄 및 화학, 금속, 건설 및 기계 산업의 생산이 10%씩 축소되는 구조조정이 일어나면 한국의 산업별 부가가치 생산이 화학 4.26%, 석유 및 석탄 2.87%, 항공 2.86%, 전기 및 전자기기는 2.6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중국 경제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경착륙할 경우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확대시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외부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환율의 신축성을 유지하고 예상치 못한 충격에 대해 재정정책, 통화정책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고 가계 부채 급증세를 막아 내부 금융 건전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