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인 중년 사망률 빠르게 증가

2015-11-03 11:28
2000년 들어 가파르게 상승…경제곤란 이유로 추정

[사진 = 앵거스 디턴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미국 백인 중년의 사망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 유독 백인 중년의 사망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과 프린스턴대 교수 앤 케이스는 미국 질병 통제 예방 센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1999년에서 2014년까지 미국인의 사망률을 연령별, 인종별로 분석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45~54살 연령대의 백인의 사망률이 독보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사망 원인은 자살, 알콜 중독, 약물 오남용, 간질환 등이었다.

두드러진 것은 '저학력자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서 따르면 이 조사기간 동안 고등학교 이하 학력을 지닌 이들의 사망률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이 계층에서는 1999년에서 2014년 사이에 인구 십만명 당 사망률이 134명으로까지 늘어나다. 보고서는 15년 사이 사망률이 무려 2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백인 중년들은 사망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년 흑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기준으로 흑인이 10만명 중 사망자 581명으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고 히스패닉계는 10만명 당 사망자 262명으로 백인 중년보다 사망자 수가 적었다. 그러나 이 두 그룹은 지난 1999년 이래 꾸준한 사망률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구는 백인 중년의 사망률이 가파르게 증가한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지는 못했다. 단, 다트머스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엘렌 미에라와 조나단 스키너는 높은 사망률과 생계곤란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1999년에서 2014년 사이 고등학교 졸업자가 가구주로 돼 있는 가구의 소득(인플레이션 조정치)은 19% 감소했다. 또 정신질환과 사회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년의 수도 늘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