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프리즘]'아버님이 누구니?'금수저, 잡아 VS 말아
2015-11-03 08:15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어머님이 누구니? 아버님이 누구니?" 노래가사가 아니다. 유명 연예인을 부모로 둔 연예인 2세 이야기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가 성인이 된 딸과 소원해진 아버지의 관계를 회복한다는 긍정적인 취지를 갖고 출발했으나 '금수저 논란'속에 쓸쓸히 지난 1일 종영했다.
'아빠를 부탁해’의 금수저 논란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세 딸들이 배우 지망생이나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학생이라는 점에 의해 시청자들에 의해 지적됐던 부분이었다. 실제 우려가 현실에서 일어났다.
조혜정만이 아니다. 조혜정을 비롯해 강석우의 딸 강다은, 이경규의 딸 이예림 등도 잘나가는 아버지덕을 본 케이스라는 지적이다. 강다은, 이예림 등은 각종 CF에 출연해 아빠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 아빠를 부탁해는 아니지만 견미리의 딸 이유비와 황신혜의 딸 이진이 등도 금수저 논란이 일때마다 언급되는 대표적인 연예인 2세다.
유명 연예인을 부모로 둔 것이 죄일까? 연예인 아버지, 어머니 덕을 보면 안되는걸까? 조혜정의 오빠인 조수은 자신의 SNS에 “저희가 금수저인 것 알아요. 금수저라고 조용히 찌그러져서 살아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리며 금수저 논란을 오히려 부추겼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금수저의 후광을 제대로 활용해 남들이 수천, 수만번의 오디션을 보고도 쉽게 얻을 수 없었던 주인공이라는 자리를 꿰차는 결과물을 얻었다는데 대중은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있다.
방법의 문제다. 이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가 아니다. 잘난 부모를 두지 않으면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고 사회 주류로 편입할 가능성도 없다. 교육의 세습, 부의 세습을 넘어 이제 또 다른 특권 계층으로 불리는 연예계 조차 세습의 시대로 접어들어가고 있다. 연예인 2세들이 진정으로 금수저 논란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부모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승부해야한다.
연예인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진실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부모의 후광으로 갑자기 조연, 단역을 거치지 않고 주연으로 캐스팅되지 않도록 부모가 먼저 막아야한다. 사자는 벼랑에 일부러 새끼를 밀어 떨어뜨려 스스로의 힘으로 기어오르게 한다. 진정한 스타가 되기를 원한다면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부모의 후광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어떨까? 오랜 시간 용광로에서 달궈진 쇠는 쉽게 식지 않는다. 대중으로부터 '어머님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을 필요 없이, 그 또는 그녀의 이름 자체로 온전히 각인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