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프리즘] 강용석과 도도맘, 블로그와 사생활의 경계는?

2015-10-27 14:06

[사진 = 여성중앙 등 캡처 ]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방송인 강용석의 불륜녀(?)로 지목된 유명 블로거 '도도맘'이 세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도도맘' 김미나씨는 여성지에 공식적으로 얼굴을 드러내고 강용석과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술친구일뿐 불륜관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강용석 역시 도도맘과 홍콩여행 시 수영장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것은 맞지만 불륜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사람은 술한잔 같이 하는 친구일뿐, 딱히 이성적인 감정은 없었던 사이라는 데 맥을 같이하고 있다. 진실 여부는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터 섣부른 추측을 할 수는 없다. 남녀관계는 두 사람외에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언론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기 전 도도맘이라는 파워블로거가 자신의 사생활을 블로그에 얼마나 공개적으로 내보였다는 부분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미나씨는 전 미스코리아 출신의 빼어난 미모에 더해 유명 포털사이트의 파워블로거로 '행복한 도도맘'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일상생활, 상품과 서비스 체험기 등을 올려왔다. 사건의 발단 역시 도도맘이 홍콩 여행기 사진을 몇 장 블로그에 올리며 사진에 동행한 사람이 강용석이라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고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에는 도도맘을 시기하던 다른 파워블로거가 강용석과 도도맘의 불륜 의혹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폭로했다는 설도 있다. 물론 이 역시 검증되지는 않은 부분이다. 그러나 블로거들의 지나친 사생활 노출과 일종의 자기 생활에 대한 자랑질(?)에는 필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NS와 블로그 등은 '남들이 어떻게 사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유명하다는 음식점에 가서 인증사진을 올리고 멋진 선물, 기막힌 물건을 구매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고 좋은 여행지에 가서 사진을 올린다. 남들이 올리는 좋은 물건,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그리고 행복해 죽겠다는 이야기들을 읽으며 덧글을 달고 부럽다, 좋겠다 반응을 보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입증하며 존재 가치를 확인한다.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가 아닌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곳, 모든 블로거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몇몇 주부 파워블로거들이라는 사람에게는 인터넷이 바로 그런 존재가치의 공간이 된 듯 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콘텐츠를 올리고 유명인과 인맥이 있음을 자랑한다. 

내가 이런 물건을 갖고 있고 이런 음식을 먹을 만한 사람이며 이렇게 유명한 사람과 친하다는 사실을 한껏 자랑하고 부러움을 받으며 시샘을 입고 먹는다. 하지만 그런 자랑이 나를 공격하는 칼끝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말아야한다. 이번 강용석과 도도맘과의 불륜스캔 폭로에는 두사람의 사진과 주고받은 문자, 강용석이라는 사인이 들어간 호텔 식사 영수증 사진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랑하고자 올린 사진들이 나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미모의 파워블로거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는 듯 여러 사진과 글을 올렸고 그의 생활에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던 대중이 실은 그 이면에 불륜의 그림자가 있었다는 가능성을 포착한 후 부러움은 순식간에 질시와 악의로 바뀌고 온갖 원색적인 공격을 보내기 시작했다. 부러움의 이면은 악의다. 불륜이 있든 없든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이들에 대해 욕하고 헐뜯으며 나의 욕구불만을 해소할 대상이 필요하다.

자랑하고 싶다면 욕먹을 각오도 해야한다. 그리고 인터넷은 나의 욕망을 실현해줄 수 있는 공간이자 내가 공격받을 수도 있는 공간이라는 점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을 위해 불륜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싫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냈다는 김미나씨. 그녀가 언론을 이용해 또 한번 유명(?)해지고 주목받고 싶다는 욕구를 풀고자 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진실로 가정을 지키고 자녀를 지키고자 한다면 세간의 관심에 무심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억울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한들 남들은 믿고 싶은데로 믿고 보고싶은 것만 본다. 더욱이 인터넷이란 공간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하는 요상한 공간이다. 

더 이상 주목받지도 대중의 입에도 오르내리지 말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지속해가길 바란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의 유명한 명언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을 되새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