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청년 스타트업 투자 박차...제1호 엑셀러레이터 기업 발굴
2015-11-03 00:07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롯데그룹이 청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설립키로 한 '롯데 액셀러레이터'의 첫 번째 기업이 선정됐다.
롯데는 2일, 부산창조경제센터에서 추천한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인 ‘허니스푼’을 롯데 액셀러레이터 제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 10월 26일, 스타트업에 초기 자금과 각종 인프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투자법인인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설립을 추진해,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는 법인 설립 준비단계에서부터 내부 인프라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연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2일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조홍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이민진 허니스푼 대표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원 협약도 체결했다.
롯데 측은 해당 기업이 양봉업이라는 전통 산업에서 가업을 계승하고, 상품 경쟁력을 한 단계 발전시킨 스타트업인 만큼, 자금 지원을 통해 신제품 개발 및 패키지 디자인 업그레이드, 생산성 향상 등을 지원하고 그룹 유통망을 통해 판로 확대를 돕기로 했다.
한편, 롯데는 이달 중순께 50여개 스타트업과 국내 기존의 우수 액셀러레이터를 초청해 청년창업과 관련한 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각 스타트업의 기업설명 및 스타트업 발전에 대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비롯해 롯데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의견을 청취해 지원 프로그램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번에 첫 번째 선정의 영예를 안은 허니스푼은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으로, 이민진(34) 대표가 30년 이상 양봉업을 해온 아버지의 가업을 승계하며 지난해 6월 설립됐다.
이 대표는 전통 산업이지만 쇠퇴해 가고 있는 양봉업을 해온 아버지를 돕기 위해 고민하다, 디자인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소비자들이 평소에 천연벌꿀을 조금 더 친숙하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을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이 대표는 실리콘 마개로 압착 밀봉해 위생적이며, 냉온에 강한 강화유리로 만든 병 타입 패키지, 빵에 바르기 쉽고 먹을 때 편리한 튜브형 패키지, 늘 휴대할 수 있어 간편한 스틱 타입 패키지 등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입혀 그 안에 천연벌꿀을 담은 상품을 선보였다.
우수한 품질의 100% 천연벌꿀에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패키지를 결합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유하게 된 허니스푼은 지난 6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소싱박람회에 참가해 상품성을 인정받아 세븐일레븐을 통해 추석선물로 판매되며 3주만에 1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허니스푼은 사회적 기업으로의 도약도 추진하고 있다. 직접 생산한 꿀과 영세하지만 품질력 있는 소규모 양봉농가에서 꿀을 구매해 안전한 식문화에 기여하고, 향후 온·오프라인 확장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에 취약계층을 고용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허니스푼은 꿀을 이용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식품제조업체로 발전하고, 이후 뷰티제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며, 벌과 꿀에 관련된 디자인 소품 및 문화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롯데그룹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은 “롯데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롯데 엑셀러레이터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관 기관을 통해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게 청년 창업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