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현대차 '영광에서 영광으로'

2015-10-25 13:47

[산업부 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지난주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발표가 있었다. 3분기 원달러 환율 약세 영향으로 현대차도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기아차는 지난해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3분기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업이익률이 현대차는 6.4% , 기아차는 5.2%다.

100만원 하는 차 한대를 팔면 5만~6만원의 이윤이 남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이 점점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상반기 23%,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는 3분기 8.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IT 기업의 원가가 적은 측면도 있겠지만, 다임러도 10%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자동차산업이 고성장을 누리던 영광의 시대가 지나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

현대차도 계속적인 영업이익률 하락에 고민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가 가장 영광을 누리던 시절은 한국경제와 함께 커왔던 1980~90년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물론 200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장도 충분히 눈부시다.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생겼던 50여년의 시간 동안 현대차는 영광의 시절을 보낸 온 것이다. 앞으로도 현대차가 이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중시했던 ‘성장’, ‘품질’, ‘혁신’ 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이봐, 해봤어?”라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어록처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도전정신이 그동안 현대차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제는 현대차가 안 해 본 일이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존경받는 기업’, ‘사랑받는 기업’, ‘영광의 시절’ 등의 칭호를 받기 위해서는 기업의 내부적인 고민과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판매량과 품질을 넘어선 ‘사회적 책임’(CSR)이다.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의 하나로서 주주와 직원 등 이해관계자를 비롯해 사회구성원 전부를 생각하는 경영을 해야한다는 의미다.

오는 11월이면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 된다.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 영광을 이어가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