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종’ 조정석vs‘돌연변이’ 이천희, 10월 극장가에 찾아온 기자들
2015-10-16 16:23
‘특종: 량첸살인기’와 ‘돌연변이’는 언론사와 기자에 대한 비슷한 방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영화 속 기자들은 특종에 목을 매고, 불의를 보고도 못 본 척해야 하는 ‘생활형’ 기자로 그려진다.
‘특종’ 속 허무혁은 그야말로 ‘생활형’ 기자. 퇴직 위기에 몰린 그는 별거 중인 만삭의 아내, 나이 든 부모에 대한 걱정으로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기자라는 직업군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직장인에 가까운 생의 전선을 표현했다.
허무혁은 자신의 오보에 대해 몇 차례나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그의 특종은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승진의 기회까지 안기기까지 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보도국은 검증보다는 보도에 초점을 맞추며 더욱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지게 된다.
노덕 감독은 이 기이한 상황들의 연속을 리드미컬하고 경쾌하게 풀어간다. 하지만 ‘특종’ 속 언론사와 기자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대한민국의 언론사와 기자들이 만드는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이 ‘특종’과 아주 무관하지만은 않기 때문일까.
작품은 제약회사의 임상 시험 부작용으로 돌연변이가 된 박구를 두고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들의 태도나 왜곡된 보도를 우스꽝스럽고 기괴하게 풀어낸다. ‘돌연변이’가 그리는 우화적인 언론과 기자, 대중은 “생선으로 변해가는 돌연변이 박구보다 더 이상하게 변해가는 돌연변이들의 사회”(권오광 감독)에 대해 말한다.
‘돌연변이’ 속 인턴기자 상원(이천희 분)은 “진실을 파헤치고 약자를 대변하고 싶다”는 (어쩌면 당연한) 포부를 밝히지만 지방대, 정직원이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 부딪히며 곤두박질치고 만다. 상원은 박구에게 처한 상황과 그의 진심이 안쓰럽다가도 “지방대 출신의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함만 호소한다.
일개 인턴 기자인 상원과 광고주가 신인 언론사, 그리고 거대 제약회사의 관계는 영화 ‘특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 두 영화의 공통분모를 들여다보면 영화계가 아니 대중이 느끼는 현 언론매체에 관점을 느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던 ‘특종’과 ‘돌연변이’가 어느 부분을 기점으로 다른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각각 무혁과 상혁은 자신을 옭아매던 사건에서 벗어난 뒤 각자 다른 선택,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다. 이는 수많은 경우의 수 또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기며 두 영화가 가진 재미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결말이기도 하다.
실수투성이 두 기자와 ‘멘탈붕괴’ 사건이 담긴 ‘특종’과 ‘돌연변이’는 오는 22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