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남중국해 갈등 다시 불붙나, 해역진입하겠다 vs 군사시설 설치

2015-10-14 20:53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첨예해지고 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의 모습. [사진= 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다시 첨예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상에 조성된 중국의 인공섬 해역에 함정을 진입시키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중국이 "그렇다면 군사시설물을 설치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AFP 통신 등 외신은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 카터 국방장관, 호주 줄리 비숍 외무장관과 라이스 페인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회동 후 "항해의 자유를 지지하며 남중국해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고 14일 전했다.

카터 장관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가하는 곳에서 비행과 항해활동을 계속할 것이고 남중국해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남중국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근 지역 국가가 미국과 협력을 바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인공섬 조성 등 남중국해에서의 움직임이 주변국이 미국으로 시선을 돌리게 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숍 호주 외무장관도 "호주는 미국과 같은 입장"이라며 힘을 보탰다. AFP는 미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이 곧 남중국해 중국 인공섬 해역 12해리 이내를 진입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 밝혔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에 중국은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인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남중국해섬에 논란이 필요없는 확실한 주권을 갖고 있다"면서 "인공섬을 조성하고 섬 위에 여러 설치물을 조성한 것은 민간의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함정 해역진입 계획에 대해서는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필요에 따라 군사시설도 설치하겠다"며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물론 "이는 순수하게 방어적인 목적이며 제한적 수준"이라 덧붙이며 논란의 여지는 줄였다.

남중국해 문제에 관여하는 미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화 대변인은 "일부 국가가 본국가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량 공격형 무기를 배치하더니 이제는 남중국해 지역에서까지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남중국해 불확실성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은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힘줘 밝혔다. 

군사시설물 규모나 종류는 미국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화 대변인은 "필요한 군사시설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부 국가가 남중국해에서 높은 강도의 무력을 과시하고 동맹국을 동원에 중국을 겨냥하는 군사훈련을 자주 하고 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중국에 필요한 방어적 군사시설 수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군사적 압박 수위를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