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일을 맞아 류윈산(劉云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대변인은 4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초청에 따라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서기처 서기인 류윈산이 9일부터 중국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정식 우호방문할 것이며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 경축활동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저녁 전했다. 통신은 중국 대표단의 규모나 구체적인 방문 일정 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찾는 류 상무위원은 7명의 최고지도부 일원으로, 공산당 내 서열은 5위다. 중국이 지난 2013년 7월 27일 북한이 개최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기념행사에는 상무위원 아래의 정치국원인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을 보냈던 점을 고려하면 격을 높인 것이다.

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의 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들어서는 처음이다. 이에 앞서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2010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축하 사절단을 이끌고 방북,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대표단 구성과 방문을 통해 북한과의 전통적인 당대 당의 관계, 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류 상무위원은 이미 지난해 말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3주기 행사에 조문을 하는 등 북중 관계 회복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앞서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2013년 방북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 7∼8시간에 걸쳐 환담을 나눈 만큼, 류 상무위원도 이번에 방북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일부 관측통들은 양측이 이번 만남에서 경제 협력을 주로 논의하고 사실상 끊기다시피 한 고위급 인사 교류의 정상화 방안 등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시진핑 체제는 북중 관계와 관련해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한결같이 강조해온 만큼, 류 상무위원이 혈맹 등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부각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 외교소식통은 내다봤다. 

중국과 북한이 최근까지도 장거리 로켓 발사를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장거리 로켓 발사를 놓고 '주고받기' 식의 타협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