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B형간염 복제약 경쟁
2015-10-06 00:0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이번 달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약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제네릭(복제약) 제형을 알약뿐 아니라 물 없이 녹여 먹는 형태 등으로 다양화하고, 가격을 대폭 낮춰 승부수를 던졌다. 업계는 바라크루드 전쟁이 앞서 진행된 ‘시알리스’(발기부전 치료제)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내다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BMS의 바라크루드 특허가 오는 9일 만료된다. 지난 2007년 국내 첫선을 보인 바라크루드는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강하고, 내성 발현율이 1%대로 낮은 B형간염약이다.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현재 70여개 업체가 140여개의 복제약 허가를 마치고 시장 출격을 앞두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국내 B형간염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초대형 의약품이다. 연간 매출액만 16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전문의약품 단일품목 중 역대 가장 많이 팔렸다.
한 품목이 웬만한 중소기업 한 해 매출과 맞먹다 보니 제약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바라크루드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동아에스티다. 동아에스티는 특허가 만료되기 한달 전부터 바라크루드 복제약 ‘바라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계도 특허소송으로 인한 패소 비용보다 동아에스티의 시장 선점으로 인한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바라크루드의 개량신약과 복제약을 동시에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리어드의 염을 변경한 개량신약에 대한 제1상 임상시험 승인받았다. 물 없이 복용하는 구강붕해정 형태의 제품도 출시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의 경우 바라크루드 제네릭 가격을 2000원 중반대로 낮춰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바라크루드 오리지널 제품이 4000원대, 복제약인 3000원 중반대임을 고려하면 파격적이다. 광동제약도 필름형 바라크루드를 출시해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국내 제약사도 B형간염 신약 개발
자체 신약으로 도전장을 내민 제약사도 있다.
녹십자는 현재 만성 B형간염 치료제 '헤파빅-진'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헤파빅-진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치료제로, B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로 구성된 바이오의약품이다.
간이식 수술 후 B형간염의 재발을 막기 위한 임상 2상과 함께 만성질환자 적응증(효능·효과) 확대를 위한 임상을 하고 있다.
일동제약도 자체 B형간염 치료제 '베시포비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내년에 마루리하고 2017년경 신약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현재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2500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다. B형간염은 재발률이 높고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항바이러스제를 장기간 복용하며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완치가 어려운 B형간염은 오랜 시간 약을 먹어야 해 상용화된 제품일수록 내성이 생겨 신약 개발이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바라크루드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은 복제약 개발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