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별 계좌이동제 대응책…'거기서 거기'

2015-09-29 07:00
"은행 간 출혈경쟁…실질 효과 작아질 수 있어"
"자산관리·운용 역량 제고…차별적 서비스 개발해야"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본격적인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고객 확보에만 집중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수수료 및 우대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신규고객 확보로 인한 이익보다는 되레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각 은행들이 출시한 주거래 통장 혜택의 대부분은 각종 수수료 면제에 집중돼 있다. 수수료 면제 횟수에 대한 차이만 있을 뿐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또 카드와 예·적금, 대출 등의 패키지 상품이 제공하는 혜택 또한 은행별로 별다른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자체가 고객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점은 분명하지만 각 은행들이 내세운 상품이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다소 복잡한 데다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자동이체 계좌를 왜 옮기려는 지에 대해 심도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은행들의 대응방식에 대해 "은행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고비용 대책들"이라며 "경쟁은행 간 유사한 출혈경쟁이 심화되면 실질적인 효과는 매우 작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타 은행과의 인센티브 경쟁 관점보다는 고객 관계 관리의 관점 즉 '고객이 왜 계좌를 이동하려 하는가'를 이해하려는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도 "은행 간 유치 경쟁이 심화될 경우 비용부담만 커질 수 있다"며 "지나친 출혈 경쟁은 은행과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좌이동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의 편의성, 신청 절차의 단순성, 시스템 안정성, 처리기간 및 프로세스 단축 등의 요소를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자산관리 등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둬야 기존고객을 지키는 것 뿐만 아니라 신규고객 유치도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 면제와 같은 단편적인 혜택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자산관리 및 자산운용 역량 제고를 통해 신규고객 확보 및 기존고객 이탈방지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신한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