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야놀자 이수진 대표 모텔은 훌륭한 대중시설…퇴폐 이미지 바꿔 숙박문화 선도할 것"

2015-09-25 00:00

 

야놀자 이수진 대표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모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이 단순히 '러브'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중저가 숙박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앞으로 끊임없이 노력할 계획입니다."

국내 최대 모텔 정보 플랫폼 업체에서 양질의 놀이문화공간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주)야놀자 이수진(37) 대표의 포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숙박시설을 떠올린다면 단연 모텔일 것이다.

가장 대중적인 중저가 숙박시설 '모텔'은 동시에 각종 범죄와 불륜 관련 기사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면서 대중에게 이곳은 단순 숙박시설이 아닌 불륜의 온상지, 퇴폐 공간 등 음성적인 의미로 각인됐다.

그러던 중 모텔업계는 대중들의 편견을 깰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잡게 된다. 바로 숙박업 역사상 최대 성수기로 기억되는 2002년 월드컵 시즌이다.

업계 간 경쟁을 위해 너도나도 대규모 시설 투자를 감행했고 숙박시설의 질도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이를 대중에게 널리 알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관광호텔을 뛰어넘는 수준이 됐지만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게 3년이 흐른 2005년, 야놀자는 '숙박 마케팅'이라는 신개념의 사업 방식을 갖고 혜성처럼 등장했다.

창업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숙박업체의 상세 정보는 물론 다양한 이용객 후기를 게시해 업체와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며 10년이 지난 지금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의 흑자를 내는 성공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수진 대표는 "10년 전에 비하면 중저가 숙박시설 즉 모텔에 대한 인식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존재한다"며 "국내에 숙박시설은 많지만 머물 만한 숙소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전히 모텔이 러브를 위한 공간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객실 내에 설치된 네온사인, 화사함 대신 선택한 어둔 빛깔의 커튼 등은 모텔을 더욱 '러브공간'으로만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모텔은 연인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지갑이 얇은 서민층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적 숙박시설"이라면서 "불편할수록 더욱더 파헤치고 개선해 나가야 진정 대중을 위한 숙박시설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야놀자에서 새롭게 론칭한 시설이 바로 코텔(KOTEL)이다. 호텔과 모텔로 양분된 국내 숙박업의 형태를 세분화하고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모텔에 대한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했다.

깨끗하고 안전한 시설을 갖췄지만 숙박비는 합리적으로 책정해 도시형 내국인 여행자, 비즈니스 여행객 및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코텔을 운영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청결, 안전, 숙박업 관련 법규 엄수, 성인방송 제공 금지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특히 기존 모텔의 아웃테리어에 주로 사용되는 네온사인의 활용을 최소화하고 주차장에는 밝은 조명을 설치해야 한다. 로비의 프런트 개방,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 위생 교육도 필수다.

이를 위해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대표 박성철)로부터 총 100억 원의 단독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10년간 국내 숙박산업을 이끌어온 '야놀자'가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저력을 지닌 기업이라는 판단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이수진 대표는 "음지로 인식되던 중저가 숙박시설의 양지화와 현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여가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모텔을 비롯한 국내 중저가 숙박시설을 '자는 곳'에서 '노는 곳'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야놀자 덕에 숙박시설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제 야놀자는 과거의 성장 방식이 아닌, 시장 변화에 맞게 서비스를 개선하고 그에 따른 기술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런 각오로 이 대표는 최근 저서 <리스타트>를 출간하기도 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겪었던 실망과 좌절, 환희 등 모든 경험을 썼던 사장일기를 책 한 권에 알차게 담아냈다.

그는 책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실패할 때마다 다시 시작하기를 멈추지 않고 실패를 디딤돌 삼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며 "야놀자의 성공 비결은 바로 천만 번의 리스타트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대표는 "과거 10년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조직을 재구성하는 등 리스타트(restart)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쳤다"며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외부적으로는 외국인 여행객이 유입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시장을 확대하고 업계 이익 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