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계좌이동제부터 간편송금까지…획일화된 은행권

2015-09-21 12:57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내 주요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주요 상품 및 주고객 혜택을 정비하며 대비 작업을 마무리했다.

은행들은 수시입출금 통장과 예·적금, 대출 등의 상품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출시해 금리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은행마다 저마다의 상품과 혜택을 뽐내며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은행마다 제공하는 혜택이 비슷해 각 은행간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핀테크 열풍에 힘입어 은행들이 저마다 내놓은 간편송금, 간편결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뱅크월렛 카카오'나 '토스', '옐로페이' 등 IT업체들이 앞다퉈 간편송금 시장에 진출했고, 은행들도 자사 고객을 기반으로 관련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쏟아내고 있다.

이같은 '미투 상품' 경쟁은 시중은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지인 2~3명과 함께 적금상품에 가입할 경우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경쟁사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뒤쳐지지 않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측면도 있지만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유행처럼 우수수 출시됐다 성공하지 못한 채 유명무실화될 우려도 적지 않다. 유사한 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과잉경쟁 우려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물론 흥행이 보장된 상품이나 정책상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획일화된 금융상품이 출시됐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항상 해외진출과 관련해 '차별화'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신규 진입이 어려워 차별화를 내세우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차별화로 승부해야 할 곳은 해외 뿐만이 아니다. 국내 은행권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