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부전선’ 여진구 “10대의 마지막, 학교가 그립겠죠”
2015-09-18 08:47
어쩌면 마지막 10대 연기가 될지도 모르는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제작 하리마오픽처스)에서 18세 학도병 김영광으로 분한 여진구를 16일 오후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만났다. ‘청소년기가 유난히 길다’는 얘기도 들리는 여진구는 그만큼 베테랑 연기자다. 지난 2011년 SBS ‘무사 백동수’에서 지창욱의 아역으로 분했을 당시 인터뷰를 한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여진구는 부쩍 커 보였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와 ‘내 심장을 쏴라’(2014)로 봤을 때와도 다른 느낌이었다.
“저도 가끔씩 놀랄 때가 있어요. 저는 제 얼굴을 매일 보니까요. 화보를 찍을 때나 인터뷰 관련 사진 촬영 후 보면 19세 같지 않을 때가 있더라고요(웃음). 선이 굵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얼굴 골격이 동글하다기 보다는 굵은 느낌이라서 그런가봐요. 작년까지는 10대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아쉬움이나 미련은 없었는데 올해는 부쩍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내년부터는 이제 학교에 가질 않으니까요. 학교 분위기가 많이 아쉽죠. 쉬는 시간마다 만나 매점도 가고 이야기도 하던 모습들이요. 친구들과 나눌 10대의 추억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대학교는 꼭 가보고 싶었어요.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죠. 2년 전에는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수시라든가 다양한 방법으로 연극영화과를 진학해 좀 더 연기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여진구의 말에 “연기를 더 공부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만큼 항상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연진구이기 때문이었다. ‘서부전선’은 여진구의 코믹부터 감정연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진구는 대 선배인 설경구에게 욕과 함께 하대했다. “처음에는 반말과 욕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는 여진구는 “시나리오로 읽었을 때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까 걱정이 됐다. 설경구 선배님이 먼저 편하게 하라고 얘기해주셨다. 그러면서 ‘나도 너를 적으로 대할 테니까’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형님이라고 해’라고 하셨는데 쉽게 나오지 않아 선배님이라 부르고 있다”며 웃었다.
“북한군이라 북한 사투리에 신경이 가장 많이 쓰였어요. 관련 영화들을 보기도 했는데 대부분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투리를 쓰시더라고요. 그런데 설경구 선배님이나 저나 엘리트 군인이 아니니까요. 영광이는 구수하고 낯설지만 친근한 군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열여덟인 어린 친구니까요. 영광이란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것은 그동안 전쟁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따뜻한 평범한 이야기가 좋았어요. 에너지가 있죠. 평범한 옆집 아저씨, 청년들이 집으로 가고 싶어하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추석에 어울리는 영화라는 생각이에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보름달처럼 풍성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끼리 보기에 ‘딱’이에요.”
추석 보름달같은 ‘서부전선’은 24일 개봉된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