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관광산업 비상…관광객 테러리스트 오인 사살 일파만파

2015-09-15 14:15
최근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 발생 탓 당분간 회복 힘들듯

[사진=CNN 방송화면 캡쳐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이집트에서 관광객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해서 공격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BBC 방송 등은 이집트 내무부가 지난 13일(현지시간) 군경 합동팀이 IS를 상대로 작전을 펼치던 중 사륜 구동 차량 4대를 발견하고 테러리스트로 오인, 공격했다는 발표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무장 헬리콥터 등의 포격으로 멕시코인을 비롯한 12명의 관광객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머지 사망자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외교장관은 클라우디아 루이스 마시우 멕시코 외교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관광객들이 출입 금지 구역에 있었으며 군경팀은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과 유사한 테러분자들의 SUV 차량을 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브라힘 마흐라브 이집트 총리는 카이로에 있는 알바레스 후엔테스 멕시코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영국 BBC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흐라브 총리는 "후엔테스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부상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확인하는 한편 외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정부가 사과한다고 밝혔다"면서 "사고는 정부가 테러와 싸우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은 서부 알와하트 지역의 사막에서 사륜구동 차량 4대에 타고 이동하던 중 잠시 쉬려고 차가 멈춘 순간 헬리콥터와 항공기의 폭격을 받았다고 멕시코 대사에게 전했다.

그러나 이집트 관광부는 여행사가 관광 허가증을 보유하지 않았고 사막 관광 사실을 당국에 알리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여행사 측에 돌렸다.

이번 사건으로 이집트 관광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경제에 관광은 핵심 산업 중 하나였다. 2011년 혁명 발발 전인 2010년 기준 이집트 전체 GDP의 약 12%를 차지했다. 관광객 2800만 명, 관광수입 300억 달러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1월 이집트 혁명 발발 이후 이집트 관광산업은 급속히 쇠퇴했는데 2010년 한 해 2770만 명에 이르던 이집트 방문 관광객은 2011년 980만 명으로 65%가량 하락했다. 이렇게 감소한 관광객 수는 최근까지 계속된 정정불안으로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집트 정부는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2015년 3월 이집트 샴엘쉐이크에서 열린 이집트경제개발회의(EEDC)에서 칼리드 라미 이집트 관광부장관은 2020년까지 연간 20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 200억 달러의 관광 수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여파로 이집트 관광산업은 다시 한번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은 "여행 중에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아 죽을 수 있는 국가에 갈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이번 사건은 이집트 관광산업에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