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족, IS ‘무기 통로’ 텔아비야드 점령…터키 피난민 1만8천여명 발생

2015-06-16 15:47
IS 수도 격인 락까로 이어지는 도로까지 확보…미국 등 국제동맹군 지원 속 IS 격퇴

15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지역 텔아비야드 피난민들이 터키 국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미국 등 국제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전략적 요충지 시리아 텔아비야드를 장악했다.

영국 BBC 방송과 터키 도안통신 등에 따르면 우세인 코허 YPG 지휘관은 15일(현지시간) “텔아비야드 전체가 우리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더 이상 전투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가 북부 시리아에서 나머지 IS를 일제히 쓸어버릴 것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소장은 “YPG가 일부 지역을 제외한 탈아비아드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약 40여명의 IS 대원이 숨졌고 일부는 아직 IS가 장악 중인 인근 에인이사로 도피했다”고 말했다.

텔아비야드는 IS가 자체적으로 선포한 수도인 락까와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텔아비야드는 특히 지난해 1월부터 IS의 석유 밀매와 무기, 외국 조직원 유인의 대표적 경로로 쓰여왔기 때문에 이번 점령으로 IS의 주요 공급로가 차단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번 점령에 시리아 반군과 미국 주도의 반 IS 국제동맹군의 군사적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원속에서 YPG는 지난 1월 시리아 북부 코바니에 이어 두 번째로 요충지에서 IS를 격퇴하는 성과를 거뒀다.

나흘간의 YPG와 IS 간의 교전으로 이날 민간인 수천 명이 터키로 피난하는 등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터키 국경을 넘은 난민은 1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에 YPG는 성명을 통해 탈아비아드 주민들에게 안전과 필요한 인도적인 지원을 보장할테니 이 곳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터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난민 유입과 쿠르드족의 세력 확대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당초 난민 수용을 해왔던 터키는 난민 수가 급증하자 인도적 위기 상황이 아니면 난민을 받을 수 없다며 며칠간 입국을 중단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철조망을 넘는 등 혼란을 빚어지자 결국 주민들에게 입국을 허용했다.

터키 정부에게 쿠르드계인 YPG의 승전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YPG를 그간 자신과 오랜 기간 반목해온 터키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같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서방이 텔아비야드의 아랍과 투르멘족을 공습해 불행하게도 PYD(민주동맹당)와 PKK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YPG가 시리아 내 아랍인이나 투르크멘인 지역을 강제로 점거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을 학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YPG의 레두르 하릴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동전문매체 알모니터에 “그런 협박은 없었다. 우리는 IS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쓰지 못하도록 요구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