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대우증권 인수전...'승자의 저주' 우려까지
2015-09-13 06:00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대우증권 인수전을 앞두고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대우증권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전의 판이 커졌고, 이로 인해 매각가가 뛸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할 기업으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이 거론됐었다. 외국계 중에선 시틱그룹과 안방보험이 있다.
여기에 대우증권 노동조합은 종업원 지주회사를 추진하겠다며 투자자를 찾는 중이다. 그리고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단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주인을 찾지 못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었다. 그러나 문제는 매각가다. 인수전이 가열돼 매각가가 급등할 경우 인수에 성공한 뒤 되레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대우증권 인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언급되자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9일 3만9000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단 2거래일만인 11일 3만7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도 하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7만원에서 4만원으로, 현대증권은 4만3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낮췄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의 기회요인 포착과 대형화를 위한 준비작업이라는 측면에서 증자 취지는 이해 가능하다"며 "그러나 과도한 인수가격 제시나 인수·합병 실패시 유휴자본 활용처 발굴 등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이미 증권업계에는 대우증권 인수전을 우려스럽게 지켜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대우증권 역시 우리은행처럼 대형 매물인 만큼 인수전 참여에 신중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