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승기] 역사상 가장 강력한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
2015-09-10 08:30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영국을 상징하는 컬러가 ‘브리티시 그린’이라면, 이탈리아를 상징하는 컬러는 ‘이탈리안 레드’다. 이 붉은색이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페라리가 단연 1순위다.
생산하는 모든 차종이 슈퍼카에 꼽힐 정도로 강력한 페라리의 모델 중에서도 최강자는 ‘F12 베를리네타’다. 599GTB의 후계자로 등장한 이 차는 V12 6.3ℓ 엔진을 프런트에 배치했다.
자연흡기 직분사 방식을 채택했으면서도 최고출력은 무려 740마력에 이르고, 최대 토크는 70.4㎏·m를 뿜어낸다. 전작인 599GTB가 620마력이었던 데 비해 120마력의 출력 상승을 이뤄냈고, 최대토크 역시 6.8㎏·m가 높아졌다.
연한 갈색과 검은색이 조화된 실내는 영락없는 페라리다. 스티어링 휠은 이 차가 레이스카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마네티노’는 스포츠가 기본이고, 레이스나 빗길(wet), 트랙션 컨트롤 오프, ESC 오프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 모드인 스포츠에서도 이 차의 성능은 원 없이 즐길 수 있다. 자연흡기지만 마치 과급기를 단 것처럼 강력한 출력이 순식간에 뿜어져 나오고, 흡배기 사운드는 솜털까지 일어서게 만든다.
함께 동승한 페라리 홍보 담당자는 “다른 기자에 비해 패들 시프트를 많이 안 쓰는 것 같다”고 했다. 패들 시프트를 조작하면 이 강렬함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지만, 직선주로에서는 사용 빈도를 높일 필요가 없을 만큼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조화가 완벽에 가깝다. 아마 곡선주로가 많은 국도를 달렸다면 패들 시프트의 사용 빈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센터 브리지의 오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변속되고, 이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수동으로 전환된다. 수동 모드는 자주 쓸 일이 없었다. 7단 듀얼 클러치는 자동변속기로 착각이 들 만큼 매끄러운 덕분이다.
슈퍼카를 소유한 이들은 대부분 다른 차를 한 두 대 정도 더 보유하고 있다. 슈퍼카를 매일 타고 다니기에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F12 베를리네타의 경우는 데일리카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편안했다. 트렁크 용량도 넉넉했고, 시트 뒤에는 자잘한 물건을 놔둘 선반도 마련돼 있다.
이름이 주는 느낌 때문일까. 람보르기니의 모델들이 황소같이 거친 감각이라면, 페라리는 말을 타고 질주하는 느낌이다. 그 중에서도 F12 베를리네타는 최고의 명마(名馬)로 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