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판매 내리막길 중국서 ‘고군분투’
2015-09-06 15:22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기아차의 중국에서 판매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국, 인도, 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 호조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유독 중국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대대적 가격 할인과 신차 출시로 중국 시장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저가(低價) 경쟁력을 앞세운 현지 토종 브랜드의 성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25%를 차지하는 최대시장이지만 최근 중국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토종업체들의 선전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 중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26.6% 감소한 총 9만6154대를 판매했다. 4대 중 한 대가 덜 팔린 셈이다.
월별 판매량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세에 점유율도 10%대 이하로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도 매달 점유율 10%선을 꾸준히 유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1월 8.8%, 2월 9.9%, 3월 10.1%, 4월 10.0%를 보여왔다. 그러나 5월부터 가파른 하강곡선을 보이더니 7%대까지 주저앉았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점유율은 9.2%다.
반면 중국 토종 업체들은 성장세다. 장안기차는 올해 1~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44만6000여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했다. 또 장성기차는 올해 1~7월 39만4000여대를 팔아 31.2%의 기록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 토종 업체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이들 차량 가격은 합자메이커 대비 60~70%대로 저렴하다. 여기에 가격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강회기차는 약 1만~1만7000위안(180만~310만원), 장성기차는 약 5000위안(90만원), 베이징기차는 약 1만5000위안(280만원) 등 가격을 인하하며 판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도 대대적 가격할인에 ‘맞불’을 놓았다. 투싼과 싼타페의 구형 모델 가격을 각각 2만 위안(380만원), 1만~3만 위안(190만~570만원) 내리는 등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일부 현대·기아차 딜러들은 대당 1000만원에 달하는 할인까지 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브랜드의 저가 SUV 공세에 맞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차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매년 중국시장에 특화된 신차를 4~5개씩 투입해 중국 전략 차종을 다양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대폭 높인 소형 SUV와 소형 세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생산 판매 라인업을 재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중국형 올 뉴 투싼을 5년만에 출시해 연간 15만대를 판매할 계획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매실적 부진에 중국사업을 담당하는 최고경영자(CEO)급을 모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침체한 중국사업의 활로를 찾기 위함이다.
현대·기아차는 9월부터는 중국 실적이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할인 효과가 가시화되고 9월 신형 투싼과 10월 신형 K5 출시로 점유율 확대를 극대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지난 달 중국 판매가 전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며 “SUV 및 중국전략 중형차 판매 경쟁력 강화, 가격 할인 등 딜러 지원 정책으로 점유율은 회복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