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스코 정준양 전 회장 정조준… 권오준 한시름 놓나
2015-09-03 16:28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검찰이 포스코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준양 전 회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수사가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간 전 경영진 비리로 골치를 썩어왔던 권오준 회장이 이번 소환으로 정준양 지우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 전 회장이 이번 조사에서 어떤 사실을 털어놓느냐에 따라 사태가 확대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정준양 전 회장이 3일 오전 9시 5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정 전 회장은 배임 등 혐의를 묻는 질문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대상으로, 당시 적자 상태였던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의 지분을 시세보다 40% 이상 비싸게 매입한 이유와 동양종합건설에 약 2400억원대의 일감을 몰아준 점 등을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워크아웃 추진과 함께 정 전 회장이 인수한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즉 이번 정 전 회장의 비위사실이 드러날 경우. 매각 또는 워크아웃에 대한 명분이 더욱 확고해지는 셈이다.
아울러 정 전 회장이 검찰조사에서 비리혐의를 인정할 경우, 권오준 회장의 내부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권오준 회장은 비공채 출신으로 내부에 반발세력이 존재해 왔는데, 이번 기회로 권 회장에게 힘이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정 회장의 소환조사로 비리 수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정 전 회장을 통해 그동안 포스코의 내부 비리를 면밀하게 뜯어볼 것”이라며 “정 전 회장이 그간의 비리내역을 다 말하진 않겠지만, 영포라인과 청와대 입김 등을 풀어낼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권 회장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내부 추스르기”라면서 “이는 권오준 회장의 정책에 대해 회사내에서 대항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정 회장의 소환조사로 이득이 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