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시장 열렸다"…10월까지 15만여가구 쏟아진다

2015-08-31 16:02
청약 미달 단지 속속 발생.."선별투자 나서야"

9월 분양 예정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 조감도. [제공=삼성물산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9월 가을 분양시즌 막이 오른다. 여름 비수기가 무색했던 7~8월을 지나 가을 이사철에는 분양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건설사들이 대량 공급을 준비 중이다. 다만 일부 지역에선 과잉공급에 따른 선별 투자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에만 전국 24곳, 1만7297가구가 일제히 모델하우스 문을 열고 분양에 돌입했다. 모델하우스마다 수만여명이 방문해 분양 열기를 고조시켰다.

대림산업이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는 정식 모델하우스도 아닌 분양 홍보관에만 주말 3일 동안 1만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현대산업개발의 '갈매역 아이파크'에는 2만여명이, 세종시 2-1생활권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세종 2차'에는 무려 2만7000여명이 발걸음을 했다.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올 여름은 예년과 달리 비수기가 짧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7~8월 전국 7만7800가구가 분양에 나섰는데 이는 전년 동기(3만9035가구) 대비 2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이러한 분양열기는 가을 이사철인 9~10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 달 동안 서울과 수도권 9만7822가구, 지방 4만7327가구 등 14만5149가구가 분양될 예정으로 이 중 강남권 재건축이 1만4000가구 규모다.

특히 9월에는 연내 가장 많은 6만611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초구 '래미안 에스티지S'(593가구)와 경기 화성에 'e편한세상 동탄'(1526가구) 등이 있다. 10월에는 신반포5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와 GS건설의 '반포한양자이'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추가 정책 발표 등이 있을 경우 연말 주택시장에 변수로 작용될 수 있어 가을 분양시장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연내 분양을 털어낸다는 생각으로 하반기 예정된 사업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기지역을 제외하고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고 있어 향후 입주시점 등을 고려한 수요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가운데 3분의 1인 29개 단지가 미달됐으며 이달에도 전국 45개 단지 중에 약 40%가 순위내 마감에 실패했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3만4068가구로 전월 대비 21.1% 증가했다. 5월에 이어 두달 연속 오름세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2578가구로 올해 들어 첫 증가세를 기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보수적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조사를 확실히 하고 선별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이 어느 때보다 상승세인 올해 서울 재건축과 수도권 판교신도시 등 인프라가 탄탄한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다만 2005~2006년 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