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 한달 앞두고 합종연횡···4파전 양상

2015-08-30 14:08

[사진제공=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인터넷 전문은행의 예비인가 신청을 한달여 앞두고 금융사와 통신사 등이 합종연횡으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30일 금융및 ICT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최소 4곳의 컨소시엄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카카오컨소시엄과 인터파크컨소시엄, 중소기업연합체인 500V컨소시엄이 공식적으로 참가를 선언했고 KT컨소시엄 주주구성을 위한 협의를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이 1차로 내줄 예정인 1∼2장의 티켓을 선점하기 위해 타사에 비해 차별화된 장점을 드러내야 한다.

먼저,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다음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등과 뭉친 연합체다. 이들의 장점은 단연 ‘국민 메신저’로 꼽히는 카카오톡 플랫폼이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채널에 저축은행 및 증권업을 영위하는 한국금융지주의 금융 서비스를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이다.

인터파크뱅크컨소시엄은 인터파크와 SK텔레콤, NH투자증권과 기업은행, NHN엔터테인먼트, 웰컴저축은행, 옐로금융그룹, GS홈쇼핑이 힘을 모았다.

인터파크컨소시엄 관계자는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인터파크와 국내 제1의 통신사인 SK텔레콤, 제2금융권 최대의 기업인 NH투자증권, 중금리 시장의 강자인 기업은행 등 각 분야 1등의 모임”이라며 “각 사가 보유한 고객DB를 모으면 약 3000만 명에 가까워 국내에서 금융거래를 하는 거의 모든 고객을 포괄한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 이전이지만 KT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도 우리은행과 교보생명의 참여를 타진하면서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KT 가입 고객이 1800만명을 넘고, 금융 자회사인 BC카드 회원이 2600만 명에 달해 통신과 금융을 아우르는 빅데이터 정보 기반이 탄탄하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의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출시하는 등 이 분야에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생명보험업계 ‘빅3’중 하나인 교보생명도 최초의 인터넷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설립하는 등 경험이 있다.

벤처기업인 500V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연합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을 시사했다.

벤처기업의 연합군 성격인 500V 컨소시엄은 경쟁자들과 달리 ‘핀테크 기업을 담는 그릇’으로 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접근법으로 차별화된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컨소시엄들의 구성을 보면 ICT 기업이 1·2금융권 업체 및 유통업체와 손을 맞잡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각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ICT 기반의 기업들은 인터넷은행의 틀이 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예비인가 기준에서 전산시스템만을 통한 여신 심사와 비대면 실명확인, 기존 플랫폼 사업자의 고객 접점 채널 활용 등을 허용하면서 ICT기업들의 입지가 넓어졌다.

더불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계 금융권의 참여도 활발하다.

예비인가 기준에 따라 이들은 컨소시엄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기존에 보유한 고객과 은행 계좌를 연동해 시너지를 얻고, 초저금리 환경에서 은행을 빠져나오는 고객을 유인할 통로로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다양한 업체들이 복잡한 지분 구조로 모여 있는 만큼 컨소시엄끼리의 경쟁 못잖게 내부에서의 주도권을 두고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컨소시엄 내부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기업이 있고, 나머지는 따라가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