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지금 금 사도 될까?
2015-08-30 06:00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 값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골드바가 3024kg이 팔렸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1383kg)을 이미 크게 넘어선 것이다.
특히 100g 이하 골드바의 판매량이 92%를 차지하는 등 중산층과 서민들의 소액 금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골드바 같은 실물자산 외에 금펀드나 골드뱅킹 등 금 투자 상품을 찾는 투자자도 증가했다.
이들 상품은 소액으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달에만 금펀드에 8억원이 순유입됐다. 24일 현재 국내에 설정된 금펀드는 최근 일주일간 4.19%의 수익률을 보였다.
골드뱅킹 잔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한, 국민, 우리 등 3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총액은 지난달 말 5626억원으로 1월 말 대비 9.5% 증가했다. KRX 금시장의 일일 거래량도 21일 사상 최고치(30.6kg)를 경신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금투자나 골드바를 사는 것은 어떠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데, 투자시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대외변수와 세금 등의 부대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은 달러와 더불어 대표적인 공용통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이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했고,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금값이 많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이렇게 오른 금값은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인상을 앞두게 되면서 다시 역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달러와 금의 상관관계를 고려했을 때 미국이 조만간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강세로 국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스탠리 피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은 2017~2018년 기준금리가 3.25~4.00%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혀, 금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달러의 가치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차익을 노리고 금에 투자하는 것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 또 골드바 등 금 실물을 구매할 때는 부가가치세(10%) 등 15% 정도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즉, 지금 금을 사는 것은 5년 이상 묻어둘 돈이나 자산이 많아 포트폴리오의 분산이 필요한 자산가가 아니라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는 재테크방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