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앞으로 회계법인 임직원은 해당 회사의 감사를 받는 모든 회사의 주식을 거래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은 9월부터 회계법인의 주식거래 관리시스템 전면 점검에도 나서기로 했다.

2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회계법인의 주식거래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삼일회계법인 소속 공인회계사가 감사업무 중 알게 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 등에 활용한 불공정거래 행위가 적발되자, 유사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우선 상장회사를 감사하는 국내 97개 회계법인은 9월부터 자체적으로 소속회계사의 주식투자 현황을 전면 점검해야 한다. 이후 주식투자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운영 현황과 점검 결과, 향후 개선방안을 금감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과 한공회에서는 회계법인 소속 임직원의 주식투자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테마감리를 9월부터 12월까지의 기간 중 실시할 예정이다. 감리 후에는 우수 회계법인의 내부통제시스템(Best-practice)을 표준 모델화해 다른 회계법인에 공유하고, 미흡한 회계법인에 대해서는 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

시스템을 들여다보기로 한 것은 이번 사건의 혐의자가 모두 회계사 경력 3~4년인 초임회계사라는 점에서 출발했다. 초임 회계사는 주식투자 신고·통제시스템에서 제외돼 있어 내부통제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회계법인의 주식관리체계도 12월 중으로 대폭 개선된다.

우선 회계법인에 소속된 모든 임직원은 해당 회계법인의 모든 감사대상회사 주식 거래를 전면적으로 제한한다. 지금까지는 본인이 참여한 감사대상 회사 주식만 거래가 금지됐고, 거래내역 신고도 매니저 직급 이상만 해당됐다.

회계법인은 감사대상회사의 주식 보유여부를 분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하고, 신고 내역의 적정성을 반기 1회 이상 점검해 위반자에 대해 인사조치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회계법인은 내년 6월에 제출하는 2015년도 사업보고서에도 '주식거래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운영‧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관리시스템 강화를 위해선 대형회계법인의 경우 현재 사용중인 시스템을 보완·개선하고, 중소회계법인은 한공회가 중소법인용 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선 욱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회계법인의 감사대상 회사에 대한 독립성 향상과 회계사의 미공개정보 이용 유인 감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한공회는 회계사들의 윤리의식 제고를 위해, 2017년 공인회계사 시험에서부터 2차 시험 내 '회계감사' 과목에서 '직업 윤리'에 대한 문제를 출제할 예정이다.

9월부터 한공회가 실시하는 회계사 직무연수(40시간)에서 '직업윤리' 교육 시간도 종전 2시간에서 8시간으로 대폭 확대한다. 한공회 주관으로 '회계법인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이번 사례에 대한 재발 방지도 다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모든 회계법인은 소속 직원에 대해 비밀준수 및 미공개정보 이용 금지에 대한 서약서를 작성하고, 자체교육도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