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출신 장관 탄생할까?…오늘 정진엽 후보 인사청문회
2015-08-24 08:00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후임으로 거론된 정진엽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4일 열린다. 정 후보가 이번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1998년 이후 17년 만에 의사 출신 장관이 탄생한다.
정 후보를 필두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핵심 기관 3곳의 수장도 사상 처음으로 의사가 차지한다. 이번 인사에 거는 보건의료계의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그러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야당과 시민단체 등은 정 후보자의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과 도덕성을 거론하면서 이번 인사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청문회의 중요 쟁점은 정 후보자가 이런 논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정형외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형외과 전문의다. 2008~201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이 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청문회는 원격의료 등을 포함한 정책 검증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또 병원 명의로 40여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 대부분은 환자의 검사기록 등을 원격으로 전송, 휴대용 단말기로 확인할 수 있는 원격의료와 관련된 것이다.
법인카드 불법 사용 의혹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 시절에 업무용 법인카드를 주말이나 공휴일에 골프장이나 인근 식당 등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부당 사용 사례는 2008~2013년 사이에 49회나 된다.
또 50만원 이상 결제하면 제출해야 하는 증빙서류도 98건이나 누락됐다. 누락액은 1억2000만원에 달한다.
환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부여되는 선택진료비를 과도하게 챙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선택진료 수당으로 4억2000여만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정 후보자가 지난 2007년 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이 당시 제자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는 의혹도 강도 높게 다뤄질 전망이다.
시민단체들은 정 후보자의 의료산업화 행보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노동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정 후보자는 의료산업화론을 주장하고 있어 메르스 대책으로 거론된 공공의료 강화와는 상관이 없다"며 "의료영리화에 앞장선 인물은 공공의료와 국민건강을 책임져야 할 복지부 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부당청구 의혹도 나왔다.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 소속 200여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정 후보자가 분당서울대병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분당서울대병원이 건강보험 부당청구로 적발된 액수가 3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국공립대학 공무원 신분으로 개인명의의 특허를 출원한 사례가 2건이나 발견됐고, 교수 재직 시절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해 학회지에 등재해 연구비를 받은 의혹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복지위는 청문회 다음날인 25일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