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회공헌 '통큰' 행보… 1천억 기부·사회적기업 확대
2015-08-19 10:12
SK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기적(奇蹟)’을 이끈 선배 세대의 복지를 위해 1000억원에 달하는 기부를 결정했다. 또 최태원 회장의 옥중 구상으로 구체화된 사회적기업 생태계도 더욱 확대해 가기로 했다.
SK그룹은 우선 경제발전에 기여했지만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 노인층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날 SK사회공헌위원회 이문석 위원장이 국토교통부 김경환 1차관을 만나 서울 동작동 국토교통부 서울사무소에서 ‘저소득 노인용 주택·복지 혼합 동(棟) 아파트 건설사업’ 재원마련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SK는 2015년 200억원, 2016년 400억원, 2017년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기부한다. 정부가 지정하는 지방자치단체 및 공익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며, 세부 기부 시기는 정부와 협의해 결정한다.
SK는 특히 국가 유공자와 독립 유공자 후손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제안했다.
SK그룹이 이같이 저소득층의 노인복지 문제에 주목한 것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을 만들어 오는데 기여했으면서도 적절한 사회적, 경제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실제 SK그룹은 지난 17일 최태원 회장과 전 관계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이 “광복 70년의 위대한 여정을 만들어 온 독립유공자를 비롯해 선배 세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 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해야 하는 것이 광복70년의 의미”라며 “이와 관련한 대안을 찾아 보자”고 제안했다.
SK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선배 세대를 위한 복지 지원책을 적극 검토했고, 그 결과 국토교통부가 추진중인 저소득 노인용 주거복지 사업에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SK그룹의 이 같은 결정으로 주거문제와 고독사 문제 등 저소득층 노인복지를 해결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선배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존경심과 감사 풍토를 조성하는 촉발제도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이 주도해온 사회적기업 지원도 한층 강화한다.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은 “심각한 사회문제인 소외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생활안정을 위해 사회적 기업을 업그레이드 해서 경제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옥중에서 자신의 10년 동안의 사회적기업 활동을 정리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저서를 통해 ‘소셜 프로그레스 그레딧(SPC)’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SPC를 제안하는 이유는 사회적 기업이 경제적 자립을 위해 쓰는 노력을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좀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회적기업계 인사들이 여기에 공감해 사회성과인센티브가 사회 제도로 첫 도입됐다. SK그룹은 현재 이 프로젝트에 동참한 35개 사회적기업을 시작으로 참여기업을 늘려갈 방침이다. 사회성과 보상을 위한 초기 재원은 SK그룹의 25억~30억원 기부로 마련된다. 그룹은 차츰 재원을 확대해 5년 후 누적 지급액이 700억원 이상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속 가능성이 높고 신규 고용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사회적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2013년부터 3년째 추진해온 사업이다.
최태원 회장의 100억원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카이스트 창업투자는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창업초기 및 사업확장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청년창투가 사업모델의 우수성과 가치창출 정도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