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자 냉동' 금지 논쟁 확산..."내 난자 내맘대로 못하나"

2015-08-05 16:18

중국 여배우 쉬징레이(徐靜蕾).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에서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을 금지한 규정을 둘러싼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냉동 난자 논란은 중국 여배우 쉬징레이(徐靜蕾·41)가 지난 2013년 미국에서 난자를 얼린 사실을 공개한 데에서 시작됐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쯔이(章子怡), 자오웨이(趙薇), 저우쉰(周迅) 등과 함께 여배우 '빅4'로 불리는 쉬징레이는 나중에 아이를 가질 때를 대비해 미국에 가서 시술을 받은 사실을 지난달 공개했다. 중국에서는 미혼 여성이 난자를 얼리는 등 난임 관련 시술을 받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관영 중국중앙(CC)TV는 지난 2일 보도를 통해 중국 당국이 가족계획 정책 등의 이유와 함께 불법 난자 거래와 시술 과정상의 위험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 난자 냉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쉬징레이는 해당 기사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계정에 올리고는 "우리나라에는 '독신여성'이라고 불리는 별개의 생명체가 있나 보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여기에 누리꾼들까지 가세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CCTV의 웨이보 계정에 올라온 관련 보도는 1100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3만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같은 규제가 매우 우습고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심지어 난자도 내 마음대로 관리하지 못하는건가" "결혼하지 않은 여자는 아이를 가질 권리도 없다는 의미냐"라는 말로 중국 정부의 정책을 꼬집었다. 

중국 정부는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산아제한 정책인 독생자녀제(獨生子女制)를 도입한 이후 오랜 기간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왔으나, 인구 고령화를 우려해 지난 2013년부터 이같은 규제를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