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모자 성폭행과 온라인평판관리…맥신코리아 대표 한승범
2015-08-03 10:54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발차기를 하며 외쳤던 대사이다.
세모자 성폭행 사건을 보면 대한민국이 ‘강간의 천국’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한 여인과 두 아들이 세상에 외친 성폭행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2회에 걸쳐 세모자 특집방송을 했다.
성폭행은 없었다는 것이다. 황당한 반전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성폭력·성추행·성희롱의 희생양이 되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남성들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평판(Reputation)’ 전쟁에서 대부분 여자는 연약한 존재로 각인되고, 남자는 추한 성욕자로 낙인찍히게 된다.
여자는 10대에서 30대의 어린 반면 가해자는 노소를 불문한다. 특히 배 나온 중년남성이 주를 이뤄 ‘성을 탐닉하는 폭식자’로 인식된다.
간단히 말해 온라인 평판 전쟁에서 여자는 ‘어린 희생양’, 남자는 ‘성에 굶주린 돼지’로 각인된 상태에서 시작된다. 전쟁의 결과는 보나마나한 것이다.
필자는 기업·공인의 온라인평판관리를 하고 있다.
직업적 특성상 하나의 사건을 뒤집어 보는 습관이 있다.
그런 습관은 수많은 성범죄 사건들을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필자 회사가 맡았던 실제 기업위기관리의 한 사례를 들고자 한다. 다만 고객과의 기밀 유지 협약(non-disclosure agreement, NDA)으로 글에서 묘사되는 상황은 모두 뒤틀려 있다.
“재력가인 60대 A씨가 30대 보험설계사 B씨를 강제추행했다”는 장문의 게시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B씨는 흠 잡을 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아주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명문대를 나온 장교 출신이고, 남편은 대기업 과장으로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도 않았다. 반면에 A씨는 배가 남산만하고, 기사 딸린 외제차를 타고 골프나 치는 졸부스타일이었다.
누가 봐도 A씨가 ‘성에 굶주린 돼지’, B씨는 ‘어린 희생양’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 사건이었다.
온라인에는 “여자가 오죽했으면 고소를 했을까?”, “나이 먹은 노인네가 역겹다”가 주를 이뤘고 결국 A씨는 신상도 털리며 누리꾼들의 불매운동으로 A씨의 유명 음식점은 문을 닫아야 했다.
이혼도 당한 A씨는 자살까지 결심했을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것은 불문가지다.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온라인에서 댓글을 달며 A씨를 욕하던 누리꾼들은 ‘어린 희생양’ B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듣고 A씨를 욕했던 것이다.
세모자 성폭행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누리꾼들은 ‘성에 굶주린 돼지’ A씨나 아들을 강간한 파렴치한 아버지의 얘기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비극은 거기에 있다.
의뢰인 A씨의 경우도 엄청난 반전이 있었다.
B씨는 알려진 바와 달리 사실은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남편의 주식투자실패로 상당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B씨는 A씨에게 거액의 채무가 있었다.
특히, 감금되어 성추행이 이뤄졌다는 외제차에는 잠금장치가 없어 ‘감금’ 자체가 허위로 밝혀져 A씨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후 온라인에도 대반전이 있었다.
B씨를 부부꽃뱀으로 칭하며 비난하며 또 다른 형태의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A씨가 몇 년 동안 당한 상처는 전혀 아물 수가 없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명예회복이다. 세모자 아버지도 이미 거의 모든 것을 잃었다.
세모자와 A씨의 사건 본질은 돈 문제일 개연성이 아주 높다.
물론 세모자의 아버지나 A씨에게도 잘못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폭력을 행사한 원죄가 있고 유부남 A씨도 B씨를 외제차에 태운 잘못이 분명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폭행·성추행 같은 엄청난 죄를 무고한 남성에게 씌워 파멸에 이르게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성범죄 고소·고발이 이처럼 돈을 편취하려는 데 악용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무고로 처벌받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 누리꾼들은 “설마 있지도 않은 성범죄를 고소할까?”라며 ‘어린 희생양’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면 ‘어린 희생양’이 ‘생활 속의 꽃뱀’과 같은 악마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2014년 8월 말 현재 20대는 여성의 신용불량자비율이 남성보다 높다. 젊은 여성들의 소비지향적 경향이 남성들에 대한 성범죄 무고를 증가시키는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 여성들은 궁지에 몰리면 “성범죄를 당했다”, “유산을 했다”며 ‘어린 희생양’ 코스프레를 한다. 살인·절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여성은 성범죄로 맞불을 놓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부 여자들이 고귀한 여성성(女性性)을 악용해 남자에게 복수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행태는 정작 여성인권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할 것이다.
‘생활 속의 꽃뱀’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팽배한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나 여성인권단체들이 ‘양의 탈을 쓴’ 여성들이 활개를 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성범죄 피해자들이 억울하게 ‘꽃뱀’으로 오해받아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