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최초 완역 진보 경제학자 김수행 교수 별세

2015-08-02 14:45

[사진=SBS 화면 캡처]



아주경제 주진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지난달 3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김 교수는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국내 최초로 완역한 인물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로 꼽힌다.

김 교수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7월 24일 미국으로 갔으며 31일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9∼1975년 한국 외환은행에서 근무하다 학문에 뜻을 두고 영국으로 떠났다.

런던대학교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귀국해 한신대 무역학과 부교수,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을 역임했다.

그는 1989년 2월 '진보적인 학문을 배우고 싶다'는 서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의 지지로 기존 경제학부 교수들의 반대를 뚫고 서울대 교수에 임용됐다.

현실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인 한계와 문제점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통해 발견하고 대안을 모색하려 고민하는 학자였다는 게 후학들의 평가다.

김 교수는 2008년 2월 정년퇴임 당시 서울대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유일한 학자였다. 김 교수는 퇴임 이후에도 한국 비주류 경제학의 근간을 쌓으며 최근까지도 성공회대에서 개인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썼다.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더불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도 번역했다. 자본주의 연구를 위한 중요한 두 저작을 모두 번역해 학문적인 균형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저서로는 '정치경제학원론', '자본론 연구', '자본론 공부', ‘청년을 위한 자본론’,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