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시대 도래]‘김승연의 마법’, 한화의 승승장구 비결
2015-07-29 16:06
(1) 오너의 선택, 판세를 뒤집었다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역만리 타국에서 대한민국 건설사의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한화건설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현장 임직원의 건강과 안위를 그 무엇보다 최우선에 둘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저녁, 한화건설이 시공중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을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직원식당에서 가진 만찬에서 한국에서 공수한 광어회 600인분을 직원들에게 대접하며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광어회는 김 회장의 방문에 앞서 현지직원들에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회를 꼽자 김 회장의 지시로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공수해 내놓은 선물이었다. 광어회 대접은 특별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너 경영인, 회장이 직접 서울에서 들고 왔다는 점이 직원들이 감동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또한 이 이벤트는 한화그룹의 전 구성원을 하나로 단결하는 계기로 작용해 김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이후 새출발 하는 한화그룹의 든든한 힘이 됐다.
최근에는 유통업계의 황금티켓으로 불리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화는 서울 랜드마크인 63빌딩을 시내면세점 사업자 부지로 제시하며 나서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새 가족이 된 한화토탈은 한국석유공사와 농협 주관으로 진행된 2부 시장 알뜰주유소 공급권 공개입찰에서 최저가로 낙찰받았다.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경인에너지 공장과 영업망을 매각하면서 정유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지 16년 만에 정유사업에 재진출한다.
심지어 김성근 감독을 맞이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조차 만년 하위팀에서 강팀도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다. 김 회장이 물러났다가 돌아왔을 뿐인데, 8개월의 시간 동안 이뤄낸 성과로는 엄청난 것이다. 아직 2015년은 5개월여가 남았지만 재계는 올해는 ‘한화의 해’라고 칭할 정도로 한화그룹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경영의 무한책임을 지는 오너가 지니는 상징성이 한화를 변화시킨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의 복귀후 한화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체계가 매우 빨라졌다. 삼성과의 빅딜, 이라크 추가 공사 수주, 태양광 투자 등은 그룹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 결정권자인 오너의 선택이 전제돼야 한다. 오너의 결정이 내려지면 일사분란하게 후속 과정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전문경영인 위주의 집단 경영체제의 약점은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김 회장이 제거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