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700억원 첫 중간배당 결정에 5% 넘게 급등

2015-07-23 16:40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 25~30% 수준까지 확대

[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현대자동차 주가가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23일 하루동안 5% 넘게 올랐다. 사상 첫 중간배당 결정과 원·달러 환율 강세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7000원(5.34%) 오른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하루동안 각각 1735억원어치, 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1892억원어치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주에 속하는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32%, 1.52% 올랐다. 현대글로비스(5.65%) 현대로템(0.28%) 현대위아(6.42%) 등도 동반 상승했다.

현대차는 이날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10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당금 총액은 2686억6600만원 규모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0.8%, 우선주 1.0%, 3우선주 1.1% 수준이다.

현대차가 중간배당을 실시한 것은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당초 4분기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일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이날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기적으로 배당성향 15%를 달성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평균인 25~30%에 맞출 수 있게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9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근래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5원 오른 1165.1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025.8원 이었다"며 "최근 환율 동향을 고려했을 때 향후 긍정적인 환율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투자심리 개선을 넘어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현대·기아차 순이익이 7~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9월 이후 판매량 회복을 지켜본 뒤 적극적인 매수 여부를 고려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판매량 감소와 미국 내 인센티브 증가, 국내 수입차 점유율 확대 등으로 판매량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의 2015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3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매출액은 1.4% 줄어든 43조764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