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화에어로, 항공엔진사업부 통합조직 출범

2024-07-01 15:12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조직 개편을 통해 항공엔진 부문의 통합 운영에 나선다. 차세대 무인기와 국산 전투기 엔진의 자체 개발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더딘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이달부로 엔진부품사업부와 항공사업부, 미래항공연구소를 통합한 '항공엔진사업부' 통합 조직을 출범한다. 

항공엔진사업부 부사장 자리에는 전태원 엔진부품사업부장이 선임됐다. 전 부사장은 김동관 부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로 한화 전략부문의 핵심조직인 전략기획실을 이끈 바 있다. 

전 부사장 아래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CO)와 군수사업담당은 각각 알렉스 구루프라사드와 김경원 상무가 선임됐다. 글로벌 OEM사, 군과의 관계 구축과 수주·영업 전략수립·수행 등을 맡는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남형욱 전무는 국내외 전 사업장의 구매부터 품질, 엔지니어링, 생산 기능을 총괄한다. 아직 내정되지 않은 최고관리기술자(CTO) 중심으로는 국내외 연구소와 소재사업추진단, 첨단엔진사업단이 꾸려진다. 한국연구소 산하에는 항공엔진·기반기술·항공시스템 연구센터를 둔다. 

이번 조직 개편의 주요 골자는 항공엔진 사업의 주요 기능별 운영 효율화를 제고하고 신사업 및 엔지니어링·연구개발(R&D) 역량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한화에어로의 항공부문이 올 1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7%로 방산(51.3%), 시큐리티(30.03%)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한화그룹이 그리는 육·해·공 사업 삼각편대에는 모두 핵심기술인 엔진이 적용된다. KF-21 등 국산 전투기가 가시화되면서 자체 제작 엔진 역량이 중요해진 데다 차세대 전장을 이끌 무인기용 엔진의 경우 국제협정에 따라 수출, 수입이 안 돼 자체 개발 역량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각 조직별 역량을 한데 모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낮은 수익성도 조직 통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항공부문은 43억원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1%로 방산(2.5%), 시큐리티(7.6%), IT서비스(4%) 등보다 낮았다. 한화에어로는 미국 항공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국제공동개발(RSP) 형태로 GTF 엔진을 개발한다. 한화에어로가 전체 개발비용의 2.3%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향후 GTF 엔진에서 발생하는 매출과 이익을 지분율만큼 보장받는 구조다.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로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RSP 관련 적자는 지난해 1분기 110억원에서 같은 해 4분기 222억원으로 늘었고 올 들어서도 99억원의 손실을 봤다. 당초 2025년쯤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는 6년 후로 늦춰졌다. 장기적으로 항공엔진 부문 인적분할을 염두에 둔 조직 통합이 아니냐는 관측도 사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1만호 엔진 F404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