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후 첫 '아버지 나라' 찾아… 케냐 들썩

2015-07-23 09:5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말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 조국인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다. 케냐에서는 이번 방문을 '금의환향'으로 평가하면서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해 4일간 머물 예정이라고 미국과 케냐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이번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만나 테러 방지 문제를 논의하고, '글로벌 기업가 정신 정상회의(GES 2015)'에 참석한다. 케냐타 대학에서 공개 연설도 할 계획이다.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인 2006년 케냐를 찾은 적이 있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방문하지 않았다. 

2013년 7월 세네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를 순방할 당시 케냐 방문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케냐타 대통령이 반인륜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

케냐 공직자 출신인 오바마 대통령 부친은 미국에 유학했다가 아들이 출생한 직후 본국으로 돌아가 1985년 작고했다. 케냐엔 일부 가족과 친척들이 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 방문기간 이들을 만날 예정이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사적으로 그의 가족과 친척들을 만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부친의 고향인 케냐 서부 코겔로 마을엔 촉박한 일정과 이동상 문제로 인해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복 여동생인 아우마 오바마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겔로 마을에 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붓할머니 사라 오바마(93)는 "우리 마을을 방문하지 않아도 기분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손자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자 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라는 비망록에서 1988년 코겔로 마을을 방문해 할머니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고, 2006년 상원의원 재직 시절에도 이 마을을 찾은 적이 있다.

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를 방문했을 때 'Karibu Kenya(스와힐리어로 '안녕 케냐'라는 뜻)'라는 슬로건보다 더 따뜻한 환영은 없을 것"이라며 나이로비 공항에서 수도로 향하는 거리에 성조기와 케냐 국기가 걸렸다고 전했다.

26일 케냐를 떠나는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 연합(AU) 의장국인 이웃나라인 에티오피아로 이동해 2박3일간 체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정상과의 회동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AU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