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공식선언…20일 대사관 재개설

2015-07-02 10:14

왼쪽부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가 국교를 정상화한다고 공식으로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이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날 오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이 피델 카스트로의 공산 혁명을 이유로 쿠바와 단교한 이래 54년 5개월여 만에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외교관계를 정식으로 복원하게 됐다.  두 정상이 지난해 12월 17일 전격으로 국교 정상화 추진을 선언한 지 6개월여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사관 재개설 등 양국 국교 정상화에 대해 "미국이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래를 향한 역사적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또 그는 "대사관 재개설 시기는 올여름이라며, 이때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공식 방문해 성조기를 미 대사관에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이 방문할 경우 미 국무장관의 쿠바 방문은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미 의회에 공식으로 촉구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쿠바 국영TV에 나와 대사관 재개설 시점은 이르면 오는 20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쿠바는 미국과 외교관계를 재구축하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20일 양국에 영구적인 외교시설을 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이 TV는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과 쿠바가 대사관 재개설에 합의하는 등 국교 정상화를 공식 선언하자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성명을 내고 "두 나라가 국교를 복원한 것은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하고 "이번 역사적인 조치가 두 나라 국민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엔은 앞으로 회원국들이 조화롭게 선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