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KTX혁신역 신설 탄력 받나

2015-07-21 10:11
설립추진위 김점동 공동위원장 청와대 등에 청원서 제출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새만금KTX혁신역설립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점동 변호사(전북 전주시 법무법인 백제 대표 변호사)가 호남선KTX혁신역 신설 및 김제역 이전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21일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 국토교통부장관, 국회 교통위원장, 코레일 사장 앞으로 제출했다.

지난해 9월 전북지역 법조계와 정·재계, 사회단체 인사 등이 중심이 돼 창립된 'KTX혁신역사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그동안 10만인 서명운동 등 혁신역 신설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KTX혁신역 신설 관련 청원서를 제출한 김점동 공동추진위원장<사진=아주경제 DB>


추진위는 현재의 KTX익산역으로는 ‘KTX 시대’ 전북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기에는 극명한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며 전주·익산·군산·김제·완주·부안 등 도내 6개 시·군과 전북혁신도시, 새만금 등을 종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김제시 부용면 일원에 새만금KTX혁신역을 신설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도내 6개 시·군 접경지대인데다 KTX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고, 자동차전용도로가 인근에 위치한 천혜의 교통요지라는 데 도민 대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진위의 명분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서는 호남선 KTX 운행 중단으로 갈수록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김제역에 대한 혁신역으로의 이전 문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최근 ‘KTX 논산역’ 신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논산역과 병행해 전북도내 혁신역 설치에 대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김점동 위원장은 청원을 통해 “KTX호남선 개통은 전북도에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가져다 줄 호기”라며 “호남고속철이 현재의 익산역을 주정차역으로 할 경우 전라북도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냉철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청원서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고속철은 기존의 그 어떤 교통수단을 훨씬 뛰어넘는 혁신적인 운송수단으로서 교통오지라는 전북지역의 오명을 단숨에 씻어낼 수 있는 기회다. 일본 신간센과 이제 막 고속철시대를 개막한 중국의 사례를 통해 고속철이 도시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전 익산역을 호남고속철 주정차역으로 결정할 당시 정부의 권유에도 불구 익산역 이전을 반대한 것은 역 주변에 복합환승센타를 설립하고 충분한 주차장을 확보해 익산역이 명실공이 전주·익산·군산·김제·완주·부안 등 6개 시·군 140만 도민이 자유롭게 이곳을 중심으로 왕래해 전북도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익산역은 호남선과 전라선 분기점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군장선의 종착점역으로서 교통과 물류가 집결할 수 있는 지점에 위치했기 때문에 고속철이 개통될 경우 ‘교통 후진 전북’이라는 오명을 씻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고속철이 본격 개통된 현 시점에서 익산역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복합환승센터와 대형주차장은 엄두도 못 내고, 역과 통하는 보조 간선 도로망조차 부실한 상황에서 도의 발전은 물론 주변 상권에까지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지나가는 정거장’ 역할에만 그치고 있다.

특히 익산역은 시내 중심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비싼 땅값으로 인해 익산시의 열악한 재정형편과 주변 상가지역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호남·전라·군장선의 교통과 물류를 원활하게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의 개발자체가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는 곳은 전주·군산·김제·완주·부안 등 주변지역이다.

김제역의 경우 호남고속철이 개통되기 전 KTX가 하루 13회 정차해 141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고속철이 본격 개통되면서 KTX 운행이 중단되고 열차 승객이 32명으로 감소하는 등 교통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 여타 지역도 고속철 개통의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전주와 완주의 경우 75만여 인구가 전주역을 이용하고 있으나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주역은 고속철이 정차는 하지만 하루 상·하행선 10회에 불과하고 이용객 (7,500여명)에 비해 주차장마저 턱없이 부족해 큰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그렇다고 익산역을 이용하자니 익산역 주변 역시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3만~4만원에 달해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과다하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고속버스에 비해 시간, 요금 등에서 이점이 전혀 없다.

따라서 전주·김제·완주지역 85만여 인구는 고속철 개통 혜택은 거의 보지 못한 채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만 심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김제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를 끼고 있는 부의 대명사였다. 현재도 새만금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북도 중심 권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혁신도시와 지근거리에 있다. 지정학적으로 전북도의 최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호남선 KTX혁신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김제시 부용면 일원<사진=아주경제 DB>


특히 김제시 용지면 부용리 일대는 광활한 평야지일 뿐 아니라 전주~군산 및 익산~김제 자동차전용도로가 교차하고 호남고속철 선로가 지나고 있다. 또 이 일대에서 전북혁신도시까지 직선도로가 계획돼 있고, 새만금 고속도로 또한 부근을 통과할 예정이다. 익산, 김제 및 전북혁신도시가 10km 이내며, 군산·완주·부안도 20여km 안팎에 불과해 전형적인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로 불리고 있다.

이렇듯 천혜의 교통 요지에 혁신역을 신설해 KTX 호남선 기능 일부를 이전하면 기존 철도 노선 변경을 수반하지 않고도 전북도내 6개 시·군 140여만 인구와 물자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전북지역 성장 동력인 새만금과 혁신도시 발전에 시너지 효과가 배가될 뿐 아니라 고군산군도와 내변산을 중심으로 한 천혜의 관광지에 관광객 유치도 한결 수월해져 관광산업이 번창함은 물론 코레일의 수지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익산역은 전라·장항선 역으로서의 기능을 그대로 보전한다면 익산시는 교통과 물류 중심기지로서의 역할을 그대로 보전하고, 더불어 교통 과다집중으로 그동안 개발이 억제돼 왔던 구도심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새만금 개발을 기점으로 동북아 경제허브를 꿈꾸는 전북으로서는 고속철 개통이 갖는 의미가 각별하다.

공항건설은 요원하고, 고속도로는 포화상태여서 결국 교통오지라는 오점을 안고 전국 최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전북도 입장에서는 고속철 개통을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다시 한 번 과거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구 10만도 안 되는 충남 논산에 기존 논산역이 있는데도 불구 논산 제2훈련소역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고속철 개통이 그 지역의 교통, 나아가 지역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청원서는 끝으로 “우리 혁신역설립추진위원회를 비롯 기관․단체․개인 3,000여명은 전북지역의 교통 환경 개선과 지역균형발전차원에서 김제시 용지면 부용리 일원 혁신역 신설과 함께 김제역 또한 혁신역으로 이전해 줄 것을 간곡히 청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