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아베, 한국과 8월 '아세안포럼·아베담화' 외교전

2015-07-21 08:00
일본내 지지율 급락속 8월 '아세안포럼·아베담화' 놓고 수읽기 들어가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서 내각 지지율 37%…국민 57% "안보법안 반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집단 자위권 법안 강행 처리로 일본내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라는 올 하반기 가장 큰 외교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다. 

20일 외교가 안팎에서는 8월 두개의 외교 이벤트를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했다.

◇아베, 집단 자위권 일본 여론 악화에도 '갈 길 간다'

일본의 집권 자민당은 내각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했지만 지지 하락의 최대 원인인 집단 자위권 법안의 정기국회 회기(9월 27일 종료) 중 처리를 강행 목표를 굽히지 않고 있다.
 

아베 정권이 지지율 급락 속에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라는 올 하반기 가장 큰 외교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사진은 지난 6월 22일 도쿄 총리관저를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이 아베 신조 총리와 면담에 앞서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사진을 선물하는 모습.[사진=외교부 제공]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는 지난 19일 NHK에 출연해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소 지지율이 내려가도 진행해온 것이 자민당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15∼16일 여당이 중의원에서 법안을 강행처리한데 대해 "(소위에서) 숙의를 했다고 판단했다"며 "마지막은 다수로 결정하는 것이 헌정의 상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 하락세는 뚜렷한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8∼19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하순에 실시한 직전 조사 결과보다 2% 포인트 하락한 37%,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은 4% 포인트 늘어난 46%로 각각 집계됐다.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반영한 안보 법률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7%로, 찬성(29%)의 배 가까이 됐고, 연립여당이 중의원에서 사실상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한 데 대해 '좋지 않았다'는 응답이 69%에 달했다.

◇아세안포럼·아베담화 8월 외교일정 '첩첩산중'
 

다음달 5∼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의 양자 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윤 장관(왼쪽)과 기시다 외상이 지난달 21일 도쿄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악수하는 모습.[사진=외교부 제공]


이처럼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한 일본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아베 정권은 8월 다자외교 무대에서 우리 정부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다음달 5∼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이 회의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사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NHK가 20일 보도했다.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의 양자 회담이 성사되면 △메이지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때 일본이 약속했던 강제노동 피해자를 기리는 정보센터(Information Center)의 설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의제 조율 △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한 우리측 입장 등이 의제가 될 전망이다.

아세안포럼 뒤에는 8월 15일을 전후로 발표될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한 국내외 평가도 받아야 한다.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담지 않으면 한국·중국과의 외교 관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 외교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베 담화에서 일본이 진정성을 담지 못한다면 외교면에서 실점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