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데상트…일본 패션기업들이 웃는 이유
2015-07-17 00:01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엔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엔화는 지난해 7년 만에 1000원선이 붕괴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평균 996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거듭된 하락으로 16일 현재 926원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엔저 등의 영향으로 자국 내 내수소비 침체를 겪자, 일본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판매가를 내리거나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니클로는 정기세일 외에도 신상품 출시, 협업 진행, 매장 오픈 등을 기념한 다양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최근 7개월 동안 20여회 프로모션을 벌이며 매출을 견인했다.
캠핑용품업체인 스노우피크는 지난해 캠핑용품의 가격을 최대 26% 내린 데 이어 올해도 330여개 상품을 5~25% 추가 인하했다. 대표 텐트인 '랜드록'은 기존 192만원에서 174만원으로, '라운지쉘 올인원 세트'는 263만원에서 196만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무인양품도 지난해 4월부터 670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35% 인하했다. 2003년 국내 진출 이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최근 엔화 약세를 반영해 제품의 가격을 조정하자 10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웨어에서는 데상트, 신발 편집매장에서는 ABC마트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 2888억원이었던 데상트의 매출액은 2013년 4977억원, 2014년 5897억원으로 뛰어 3년 만에 104% 증가했다.
ABC마트 역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4.7% 늘어난 3717억원의 매출을 보여 레스모아(1185억원), 슈마커(1034억원)를 크게 따돌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이 최근 엔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현지화 전략과 일본 본사의 막강한 자금력이 성공적 안착을 도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