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미국 법원에 소송각하 요구…"한국서 재판이 효율적"

2015-07-14 17:08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4일 승무원 김도희씨가 미국 뉴욕법원에 제기한 '땅콩회항' 사건의 민사소송과 관련, 각하해 달라는 내용의 서면을 제출했다.

'땅콩회항' 사건 당시 마카다미아를 서비스했던 승무원 김씨는 지난 3월9일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행한 욕설과 폭행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경력과 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뉴욕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조 전 부사장 측은 서면을 통해 사건의 당사자와 증인이 모두 한국인인 점, 수사와 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지고 관련 자료도 한국어로 작성된 점을 들어 재판을 한국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수사의 관련기록은 7000~8000페이지에 달할만큼 방대한 데 이것을 영어로 번역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게 조 부사장 측 논리다.

더불어 조 전 부사장 측은 김씨가 더 많은 배상금과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법원을 고르는 이른바 '포럼쇼핑(forum shopping)'을 한 것이라며 이를 규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김씨와 대한항공이 체결한 근로계약서 상 관련 소송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처리하도록 약속돼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씨는 소송을 내면서 청구 금액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제도인 '징벌적 손해배상'도 요구했다.

뉴욕법원은 재판 관할권을 먼저 따져 이번 사건을 각하할지, 그대로 진행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김씨의 변호인에게 각하 요청에 대한 답변을 이달 29일까지 법원에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뉴욕법원은 양측 입장을 모두 받아보고 나서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만약 재판이 진행된다면 미국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미국 법정에 출석할지는 확실치 않다. 해당 재판이 민사재판인 점을 감안한다면 변호인에 의한 '대리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