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권 세며 시간 끈 은행원…보이스피싱 막았다

2015-07-14 07:40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신한은행의 은행원들이 보이스피싱을 막으려 기지를 발휘해 수천만원의 피해를 막았다.

14일 서울 구로경찰서 및 신한은행에 따르면 김모(48)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구로구의 이 은행 한 지점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4500만원을 출금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가 은행 창구에서 4500만원을 인출하려 하자 이 은행에서 새로 도입한 제도가 작동했다. 신한은행은 김씨의 범행 전날인 6일부터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는데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입금 당일 바로 출금하려 할 경우 입금자에게 보이스피싱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해당 지점 직원들은 시간을 끌며 김씨가 출금한 돈이 범죄 수익금인지를 확인했다. 확인 끝에 타행 계좌를 통해 입금된 이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추정돼 지급정지됐고, 은행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은행원들은 김씨가 경찰이 도착하기 전 도주하지 못하도록 시간을 끌려고 금고에서 1만원권과 5만원 현금다발을 들고 한 장씩 세기 시작했다. 결국 돈을 세는 사이 경찰이 은행에 도착했고, 김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